[월드컵] '아프리카 기 살리면 위험해' 우려가 현실로…졸전 끝 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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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랭킹 60위 남아공에 줄곧 밀리는 경기…'손흥민 선발 제외'도 실패
(몬테레이=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3차전 한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기.
한국의 손흥민과 선수들이 0-1 경기 종료 후 괴로워하고 있다. 2026.6.25 [email protected]
(과달루페[멕시코 누에보레온주]=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며 토너먼트 진출을 자력으로 확정하지 못하는 굴욕적인 상황에 놓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경기 전 FIFA 랭킹 24위)은 25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루페의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 3차전에서 남아공(60위)에 0-1로 졌다.
이로써 조별리그 1승 2패로 승점을 3에서 늘리지 못한 한국은 A조 3위로 마치며 32강 진출을 확정 짓지 못한 채 다른 조의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
말 그대로 '졸전'이었다. 경기 전 기준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36계단이나 낮은 팀을 맞이해 이변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날 남아공과 비기기만 해도 조 2위로 32강 진출을 확정할 수 있었던 한국은 0-1로 졌던 19일 멕시코와의 2차전과 비교해 선발 명단에서 세 명의 변화를 줬다.
최전방 공격수를 손흥민(LAFC)에서 오현규(베식타시)로 바꿨고, 이재성(마인츠)이 섰던 왼쪽 측면에 황희찬(울버햄프턴)이 기용됐다. 윙백 한 자리가 김문환(대전)에서 체코와의 1차전 선발이었던 이태석(빈)으로 돌아왔다.
특히 2014년 브라질 대회부터 월드컵에 참가하며 한 번도 경기를 벤치에서 시작한 적 없는 간판스타 손흥민을 교체 명단에 둔 것은 '결단'이었다.
(몬테레이=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3차전 한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기에서 오현규가 헤딩슛을 하고 있다. 2026.6.25 [email protected]
월드컵을 앞두고 소속팀에서 득점 감각을 뽐냈고, 체코와의 1차전에서 역전 결승 골을 뽑아내며 존재감을 보인 오현규를 더 활용해보려는 선택이었다.
홍명보호는 경기 시작 10분 정도까진 주도권을 잡는 듯했으나 전반 15분 전후로 잔 실수가 이어지며 남아공에 기회를 주기 시작했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는 객관적 전력에선 단연 한국이 앞선 것으로 평가된 가운데 조 최하위이면서도 32강 진출의 희망이 남은 남아공의 '기세'가 위험 요소로 지목됐다.
자신들에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능성이 보이면 분위기가 올라와 변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아프리카 특유의 기질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경고였는데, 그 우려가 현실이 됐다.
한두 번씩 한국 수비에 균열을 내며 자신감을 얻은 남아공은 전반 물 보충 휴식 이후엔 더욱 거침없는 움직임으로 득점에 가까운 장면을 거듭 만들어냈다.
선수들의 역습 속도가 빨라졌고, 특유의 리듬감도 살아났다. 양쪽 풀백도 수시로 올라오며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한국을 괴롭혔다. 골키퍼 김승규(도쿄)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한국이 진작 실점할 상황도 있었다.
(몬테레이=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3차전 한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기.
한국 선수들이 남아공 타펠로 마세코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아쉬워하고 있다. 2026.6.25 [email protected]
반면 한국은 오현규 쪽으로 공이 제대로 투입되는 상황을 거의 볼 수 없었다.
공격을 시작할 때 빠른 움직임으로 공간을 만들거나 예리한 패스가 들어가 신속하게 전개되는 모습이 나오지 않은 채 공격 시 선수 숫자가 대체로 부족했다.
결국 전반을 0-0으로 맞선 홍명보호는 후반전을 시작하며 황희찬을 손흥민으로, 이태석을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로, 미드필더 백승호(버밍엄시티)는 김진규(전북)로 바꿨으나 남아공에 '해볼 만하다'는 희망을 준 대가는 결국 후반 18분 타펠로 마세코의 선제 결승 골로 이어졌다.
이후에도 계속 끌려다니며 후반 29분 오현규 대신 조규성(미트윌란)을 투입한 홍명보호는 '실시간 순위'에서 A조 2위가 돼 지키기만 해도 되는 남아공의 골문을 끝내 한 번도 열지 못하는 처참한 경기력을 남겼다.
FIFA 경기 기록에 따르면 한국은 남아공에 전체 슈팅(8-13)과 유효 슈팅 수(3-4) 모두 밀렸다.
이번 대회는 출전 국가가 48개로 늘어나면서 이전보다 토너먼트 진출 확률은 예전보다 더 높아졌지만, 유리한 위치를 스스로 날린 홍명보호는 오히려 더 복잡한 경우의 수 속에 초조한 기다림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