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반야 "할리우드 진출, 드디어 배우 인생이 궤도에 들어섰죠"
작성자 정보
- 먹튀헌병대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15 조회
- 목록
본문
애플TV '포 올 맨 카인드' 시즌5·루시 리우 제작·주연 '슈퍼페이크' 출연
"美 활동, 지하실부터 시작한 느낌…한국 작품도 계속 출연하고파"
(서울=연합뉴스) 장진리 기자 = 배우 최반야가 미국으로 훌쩍 떠난 것은 2007년이었다. 영화 '스캔들 - 조선남녀상열지사', '달려라 장미' 등으로 조금씩 이름을 알리던 그는 돌연 혈혈단신 미국으로 날아갔다.
미국으로 향한 지 약 20년 만에 그의 도전은 조금씩 열매를 맺고 있다. 애플TV의 인기 SF 시리즈 '포 올 맨카인드'(For All Mankind) 시즌5에서 북한 우주비행사 리중길(C.S.리)의 아내 남문영으로 출연한 데 이어 할리우드 스타 루시 리우가 제작·주연을 맡은 '슈퍼페이크'(Superfakes)에서 비중 있는 배역을 맡았다.
최반야는 2001년 개봉한 영화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의 공동 시나리오 작가로 영화계에 입문했다.
연기는 연극으로 시작해 '버스, 정류장', '러브 토크', '해변의 여인' 등의 영화에 출연했다.
10대 시절 문학에 빠져 윤동주의 시처럼 아름다운 한국 문학을 세계에 알리고 싶었다던 그는 일찌감치 미국 유학을 꿈꿨다고 했다. 이후 '러브 토크' 촬영을 위해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찾았다가 꿈으로 남겨둔 미국행을 현실로 바꾸기로 마음 먹었다.
"나이가 들수록 제가 한국에서 맡을 수 있는 역할엔 한계가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당시 작품엔 지금처럼 재밌는 여성 캐릭터도 많지 않았어요. 미국엔 더 재밌는 일들이 많지 않을까 했죠."
용감하게 선택했지만, 미국 생활은 '맨땅에 헤딩'의 연속이었다. 세계적 연기 코치인 이바나 처벅에게 꾸준히 할리우드식 연기 수업을 받았고, 각종 오디션에 혼자 찍은 '셀프 테이프'를 수도 없이 보냈다.
하지만 배우로 기반을 잡는 것은 결코 녹록지 않았다. 그는 언어도, 문화도 다른 미국에서 고군분투했다.
그는 "어려울 건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어려울진 몰랐다. 바닥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미국에 왔지만 지하실부터 시작한 느낌이었다"고 했다.
견고했던 할리우드의 유리천장을 깨 준 것은 지난 3∼5월 공개된 '포 올 맨카인드' 시즌5였다. 올해 촬영을 마친 '슈퍼페이크'도 공개를 앞두고 있다.
'슈퍼페이크'는 미국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피콕과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미나리'·'백룸' 등으로 할리우드에서 가장 핫한 제작사라 불리는 A24가 만드는 기대작이다.
극 중에서 루시 리우와 호흡을 맞춘 그는 "대스타와 함께 연기할 수 있어 즐거웠다. 루시 리우는 창의성이 넘치는 데다, 자기 일에 열정적인 인물"이라며 "밝고 따뜻하게 절 품어준 덕분에 현장에서 연기를 잘 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반야는 이 작품을 찍으며 들었던 칭찬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현장의 한 프로듀서는 제 연기가 너무 좋았다며 '앞으로 더 많이 나오게 해드리겠다'(We're Gonna Write You More!)고 했죠. 마지막 촬영이 끝나곤 자기와 '쇼러너'(총책임자)인 앨리스 주가 모두 제 팬이라고 곧 다시 같이 일하길 바란다고 하더라고요."
2022년엔 올레tv 오리지널 '가우스전자' 주인공 백마탄(배현성 분)의 엄마 역, 2023년엔 tvN '판도라: 조작된 낙원'·'이로운 사기'에도 출연하며 오랜만에 한국 작품에 얼굴을 보였다.
그는 "한국 활동도 언제든 열려 있다. 기회가 된다면 어떤 작품이든 출연하고 싶은 마음"이라며 "이 인터뷰를 통해 절 아시던 분들은 다시 찾아 주시고, 모르던 분들은 기대를 갖고 오디션 요청을 주시면 어떨까"라고 웃음 지었다.
최반야가 연기만큼 몰두하는 것은 집필이다. 2018년엔 첫 주연작인 '달려라 장미'라는 필명으로 네이버 웹소설 챌린지 리그에 '마이 핸섬 덴티스트'를 연재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영화 시나리오 등 완성해 둔 작품만 6편으로, 출판을 계획 중인 동화책도 있다.
다양한 창작 활동에 매진하는 그는 "아름다운 가치가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히 존재한다고 세상에 얘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며 "그걸로 나도 살고, 다른 사람도 살리고 싶었던 것 같다"며 글쓰기를 놓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최근 할리우드에서는 한국이나 한국계 배우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최반야는 할리우드 진출의 제1원칙을 "영어"라고 꼽으면서도 "더 중요한 건 배우로서의 훈련이다. 어떤 문화와 언어의 배우를 만나더라도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는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할리우드의 문을 두드린 지 20년이 다 돼 가는 지금이 돼서야 최반야는 이제 막 배우 인생의 궤도에 들어선 듯한 기분이 든다고 했다.
"앞으로도 쟁쟁한 분들과 함께 좋은 작품에 출연하는 것이 목표예요. 예전에 한 감독님이 '반야씨는 어디 두면 딱 좋은 화병 같은데 정작 어디에 둬야 할진 모르겠어'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하지만 전 보기엔 독특하지만, 실제론 어디에 둬도 잘 어울리는 화병 같은 배우라고 생각해요. 어떤 옷에 신어도 어울리는 빨간 구두 같달까요. 미국에서 드디어 그걸 증명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증명해 보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