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창환의 '미라클 소노' 시즌2…"'약속된 농구'로 4강부터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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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새 시즌 대비 담금질…"우승 후보 평가 감사하지만 그렇게 생각 안 해"
(사가=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지만,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모두에게 가능성이 열려있는 '춘추전국시대'라고 생각해요."
2025-2026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창단 첫 플레이오프(PO)에 오르고 챔피언결정전 진출까지 일구며 '미라클'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프로농구 고양 소노의 손창환 감독에게 다가오는 시즌 '우승 후보'로 평가받는 데 대해 묻자 돌아온 말이다.
지난 시즌 준우승팀인 소노는 지난달 31일부터 일본 사가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사가에서 만난 손창환 감독은 "개막까지 남은 한 달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인데 제겐 너무 부족하다. 마음 같아선 24시간을 다 쓰고 싶은데 항상 아쉽게 훈련이 끝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이정현과 신인상을 받은 아시아 쿼터 선수 케빈 켐바오 등이 건재한 소노는 외국인 선수를 새롭게 꾸려 새 시즌을 맞이한다.
준우승 주역인 네이던 나이트와 결별하고 유럽과 아시아 리그에서 경력을 쌓은 스카티 제임스를 새로운 '1옵션'으로 영입했고, KBL 경력자인 자니 오브라이언트도 가세했다.
손 감독은 "제임스와 켐바오가 일본에 오면서부터 합류했다. 기본적인 역량은 있는데, 우리가 하는 것에 적응하는 중이라 어떻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운 단계"라고 전했다.
나이트가 지난 시즌 시간이 흐르면서 팀에 녹아들어 성과를 냈음에도 외국인 선수 구성을 바꾼 건 '업그레이드'를 위한 결단이었다.
손 감독은 "지난 시즌 6강에 아슬아슬하게 들어갔기에 업그레이드가 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있었다. 제임스는 이전부터 알고 있었고 오면 좋겠다고 생각도 했던 선수였는데, 이기완 단장님과 연결고리가 있어서 적극적으로 추진해 성사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제임스가 오면서 2옵션 플랜도 바꿔야 했는데, 순탄치 않던 중에 타일러 가틀린 코치가 오브라이언트는 어떠냐고 하더라. 샐러리캡 때문에 되겠느냐고 했지만, 오브라이언트가 우리 팀의 농구를 재미있게 봐서 함께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전하며 금액은 상관없다고 했다더라"면서 "동아시아슈퍼리그(EASL) 참가도 메리트를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인 선수 구성에 대해 "이름값으로는 더 좋은 상황이 됐다"고 평가한 손 감독은 "둘 다 좋은 선수고, 성격이 팀 친화적이다. 싫어하는 것을 시키면 불성실한 선수들이 있는데, 이들은 성실하니 잘만 하면 되겠다는 기대감이 있다"고 밝혔다.
외국인 선수까지 합류했지만, 소노는 아직 완전체가 아니다.
에이스 이정현이 10일부터 열리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해 대표팀이 메달 결정전까지 오른다면 21일 이후에야 소노에 합류할 수 있다.
손 감독은 "선수(이정현)가 원해서 영상을 보내주며 소통하고 있다. 부상 이후 팀에서 재활하면서 기본 틀은 보며 이해했겠지만, 보는 것과 하는 것은 달라서 일단 들어와 봐야 한다"면서 "합류 이후 경기 시간을 조금씩 늘려 나갈지, 처음부터 많이 뛰게 해 적응하게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정현과 외국인 선수가 없는 사이 연습경기에선 자연스럽게 백업 멤버에게 기회가 더 갈 수밖에 없었는데, 손 감독은 "몇 명이 지난 시즌보다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많은 시간은 아니더라도 이번 시즌 팀에서 최소한의 역할을 해줄 거라고 본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 중반까지도 중하위권을 맴돌다 정규리그 막판 10연승 돌풍에 힘입어 '봄 농구'에 진출하고 PO에서도 기세를 이어간 소노는 이번 시즌엔 '우승 후보'라는 평가를 듣는다.
손 감독은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지만, 그건 아니다. 외국인 선수 외에는 큰 변화가 없다"면서 "외국인 선수는 모든 팀이 보강됐고, 이런저런 것을 다 고려하면 '춘추전국시대'라고 생각한다. 기대해주시는 것은 감사하지만, 모두에게 그런 가능성이 열려있는 상황으로 본다"고 잘라 말했다.
그렇다면 목표가 어느 정도인지 묻자 "4강"이라면서 "우승하겠다고 허풍떠는 것보다는 현실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시즌 소노의 농구를 정의해달라고 하자 손 감독은 '약속'이라고 답했다.
그는 "약속된 농구를 할 것이다. 약속이라고 해서 '꼰대' 같거나 고리타분한 소리는 아니고, 이기기 위해, 재미있게 하고자 하는 그런 약속"이라고 설명했다.
"모든 일은 태도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태도가 되지 않으면 뭐든 하기 힘들고 성공하기 어렵다"고 강조한 손 감독은 "명문 구단의 중요한 조건이 '문화'라고 생각하는데, 그것도 태도와 연관이 있다. 태도의 한 부분이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로 사령탑으로 데뷔한 지난 시즌 시행착오도 겪었으나 전력 분석원과 코치로 오래 일하며 쌓은 '내공'이 서서히 빛을 발하며 신흥 명장으로 주목받은 손 감독 개인에게도 '2년 차'인 이번 시즌은 새로운 시험대가 될 수 있다.
특유의 담담한 표정으로 "2년 차라고 다를 것은 없다. 늘 기대 반, 두려움 반"이라고 말한 손 감독은 "외국인 선수 2명 동시 출전은 모두에게 새로운 거라 아직 어디에 이득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가장 큰 변수는 부상이라고 생각하고,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소노는 11일까지 사가에 머물며 현지 팀과의 연습경기 등으로 손발을 더 맞춰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