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말 만루포처럼…워커, MLB 홈런 더비 4연속 홈런으로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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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 4만 관중 야유 뚫고…루비 250개 목걸이 주인공 됐다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조던 워커(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게 남은 스윙 기회는 단 한 번뿐이었다.
15번의 스윙 기회에서 최대한 많은 홈런을 만들어내고, 마지막 스윙은 홈런이 나왔을 때만 계속 추가로 기회를 주는 방식으로 진행한 2026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올스타전 홈런 더비.
거포 카일 슈워버(필라델피아 필리스)는 14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뱅크 파크에서 열린 MLB 홈런 더비 결승전에서 먼저 주자로 나서서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11번 펜스를 넘겼다.
14번의 스윙에서 홈런 8개를 때린 워커가 뒤집으려면 한 번의 실패도 없이 모든 스윙을 모두 홈런으로 연결해야 했다.
슈워버를 응원한, 4만 명이 넘는 필라델피아 팬들의 일방적인 야유에도 24세의 젊은 선수 워커는 침착했다.
정확하게 좋은 공만 때려 슈워버와 간격을 좁혀갔고, 4번의 스윙으로 홈런 4개를 만들어 '역전 그랜드슬램'을 연출했다.
12-11로 워커의 우승이었다.
2002년생인 워커는 2023년 빅리그에 데뷔해 올 시즌 기량을 만개한 선수다.
전반기 그는 타율 0.294에 홈런 22개, 74타점으로 중심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타점은 전반기 리그 1위다.
생애 처음 올스타 무대에 초대받은 워커는 세인트루이스 선수로는 사상 최초로 홈런 더비 우승을 차지했다.
홈런 더비 우승 상금 100만달러(약 14억9천660만원)와 미국 건국 250주년을 기념해 루비 250개를 박은 우승 목걸이는 그의 차지가 됐다.
워커는 1라운드부터 남다른 장타력을 자랑했다.
8명의 선수가 나선 1라운드는 상위 4명의 선수가 준결승 진출권을 얻었고, 워커는 13개의 홈런으로 윌슨 콘트레라스(보스턴 레드삭스)와 공동 1위였다.
그리고 준결승에서는 6개를 쳐 5개에 그친 후니오르 카미네로(탬파베이 레이스)를 제치고 결승에 올라갔다.
워커는 "어릴 때부터 올스타전과 홈런 더비를 보고 자랐다. 정말 꿈꿔왔던 날"이라며 "내 인생에서 가장 편안한 마음으로 스윙했다"며 남다른 담력을 자랑했다.
수많은 필라델피아 팬 사이에서 워커를 응원했던 아버지 데릭 워커는 아들의 우승이 결정되자 그라운드로 내려와 "우리 아들은 어릴 때 홈런으로 할머니 자동차 유리를 부순 적도 있다"고 떠올렸다.
워커의 아버지는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를 졸업했고, 어머니 카트리나 워커는 하버드 대학교를 나온 고학력자 집안이다.
워커의 아버지는 "어릴 때부터 아들은 야구 이야기밖에 안 했다"며 웃었다.
지난해 홈런 56개로 내셔널리그(NL) 홈런왕이자 올해 전반기 32홈런으로 리그 1위를 달리는 슈워버는 상금 50만달러에 만족해야 했다.
슈워버는 "팬들이 정말 많은 성원을 보내 주셨다. 나는 최선을 다했다"고 패배를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