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지옥의 일정서 거둔 대기록…12일 드디어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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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0일부터 13경기 연속 경기…3∼4일마다 대륙횡단 강행군
휴식과 동체 시력 훈련, KBO서 다진 체력 안배 경험이 큰 역할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한국 빅리거 최장 연속 경기 안타 기록을 18경기로 늘린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드디어 휴식을 취한다.
이정후는 12일(한국시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구단의 휴식 일정으로 약 2주 만에 꿀맛 같은 '휴일'을 맞게 됐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지난 달 30일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13경기 연속으로 경기를 치렀다.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콜로라도 로키스와 3연전을 치른 뒤 위스콘신주 밀워키로 이동해 밀워키 브루어스와 4연전을 소화하고 곧바로 일리노이주 시카고로 옮겨 시카고 컵스와 3연전을 했다.
이어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와 워싱턴 내셔널스와 홈 3연전을 치렀다.
이정후는 이 기간 단 한 경기도 빠짐없이 출전했다.
쉼 없이 비행기를 타고 대륙을 횡단하면서도 지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MLB 데뷔 후 최고의 기량을 선보였다.
그는 지난 달 15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전부터 11일 워싱턴전까지 18경기 연속 안타를 쳤다.
이정후는 이 기간 72타수 36안타, 타율 0.500을 기록했다.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는 18경기 중 절반인 9경기에서 달성했고, 4안타 경기는 3차례, 5안타 경기도 한 차례 거뒀다.
지난 달 14일까지 0.265에 머물던 시즌 타율은 0.338까지 치솟았다.
그는 MLB 전체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중 타율 2위까지 올랐다.
놀라운 점은 이 기간 삼진을 단 3개만 기록했다는 것이다.
삼진으로 물러난 건 지난 4일 밀워키전 첫 타석과 6일 컵스전 두 번째 타석, 11일 워싱턴전 첫 타석뿐이다.
숨 돌리기도 어려운 강행군 속에서도 이정후는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했다.
이정후가 지옥의 일정 속에서 소나기 안타를 생산한 배경엔 휴식과 동체 시력 훈련, KBO리그에서 다진 체력 안배 노하우가 큰 역할을 했다.
이정후는 5경기 연속 안타를 친 지난 달 19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전에서 허리 근육통에 시달리며 10일짜리 부상자명단(IL)에 올랐고, 30일 콜로라도전을 통해 복귀했다.
이정후는 열흘 동안 허리 통증과 함께 체력까지 충분히 회복했다.
그는 단순히 휴식만 취하지는 않았다.
이 기간 트라젝트 아크(Trajekt Arc)라는 최첨단 피칭 머신을 활용해 동체 시력을 유지하는 데 집중했다.
통역 직원이 상대 투수, 구종, 코스 등을 무작위로 설정하면, 이정후는 배트를 휘두르지 않고 공이 스트라이크인지, 볼인지 판별하는 훈련에 집중했다.
트라젝트 아크는 실제 투수의 투구 영상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구종을 정확하게 재현하는 장비로, 실제 경기처럼 급격하게 떨어지거나 회전하는 공을 구현해 타자들의 타격 감각 유지와 향상에 도움을 준다.
선구안을 유지하면서 돌아온 이정후는 뛰어난 삼진 억제력을 펼치면서 매일 안타를 쏟아냈다.
이정후는 잦은 이동과 수면 부족 문제를 이겨낸 배경을 두고 KBO리그에서 경험했던 것들이 큰 도움을 준다고도 했다.
그는 지난 9일 워싱턴전을 마치고 "한국에서 뛸 때도 방문 경기를 마치고 이동하다 보면 늦게 자는 일이 다반사였다"며 "새벽 3시나 4시에 돌아오는 환경에 이미 익숙해져 있다"고 밝혔다.
KBO리그에서 경험했던 늦은 시간 이동과 불규칙한 취침이 미국 일정 적응에 도움을 줬다는 의미다.
12일 휴식을 취한 이정후는 13일부터 컵스와 홈 3연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