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 패한 서울 김기동 감독 "우리와 싸움에서 져…보약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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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패행진은 6경기로 마무리…2위 전북과 승점 9 차이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오늘 패배가 보약이 되어야 합니다!"
지난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 울산 HD를 상대로 프로축구 K리그1 2026 20라운드 홈 경기에 나선 '선두' FC서울 김기동 감독의 표정은 전반 5분 만에 희비가 교차했다.
전반 1분도 되지 않아 오버래핑에 나선 오른쪽 풀백 최준의 오른발 슈팅이 울산의 왼쪽 골대를 맞고 나오자 김 감독의 얼굴에는 옅은 미소가 보였다.
이날 경기에 앞서 서울은 6경기 연속 무패(5승 1무)의 고공비행을 이어오며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켰고, 직전 19라운드에서 포항 스틸러스를 3-1로 완파하며 팀 사기가 천정을 찔렀다.
특히 20라운드 상대인 울산을 상대로 최근 5경기(3승 2무) 동안 패하지 않았던 터라 서울 선수들은 자신감이 넘쳤고, 전반전 킥오프 직후 곧바로 득점 기회를 만들면서 자신감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김 감독의 옅은 미소가 굳어지기까지 4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울산은 전반 5분 만에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이동경이 투입한 크로스를 에릭이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서울의 골 그물을 흔들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기세가 오른 울산은 전반 13분 왼쪽 중원에서 서울 수비수 로스의 볼을 빼앗은 에릭이 쇄도하는 이동경에게 패스했고, 이동경은 골 지역 왼쪽에서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단숨에 2-0을 만들었다.
전반전 킥오프 13분 만에 2골을 내준 서울 김기동 감독의 표정은 단단히 굳고 말았다.
무엇보다 울산에 내준 2차례 유효 슈팅이 모두 실점이 됐고, 두 번째 실점은 볼 간수를 제대로 못 한 로스의 실수에서 비롯된 터라 아쉬움은 더 컸다.
이번 시즌 전반에 처음 2골을 내준 서울 선수들은 반격에 나섰지만, 좀처럼 결정력이 살아나지 않았다.
그나마 최근 발끝 감각이 매서운 정승원이 후반 16분 추격 골을 꽂으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게 다행이었다.
서울의 공세를 버겁게 막아내던 울산은 후반 추가시간 골키퍼 조현우의 골킥을 야고가 이어받아 쐐기 골을 꽂으며 항복을 받아냈다.
서울은 슈팅 수에서 15-7로 2배 넘게 앞섰지만, 유효슈팅에선 나란히 4개를 작성해 실속 없는 경기를 치렀다.
더불어 변칙적인 제로톱 전술로 나선 울산의 최전방 공격수 이동경과 에릭을 제대로 막지 못해 둘에게 나란히 1골 1도움씩 허용한 게 뼈아팠다.
이번 패배로 서울(승점 42)은 2위 전북 현대(승점 33)와 승점 차가 9로 좁혀졌다.
서울은 오는 8월 3일 전북과 원정으로 21라운드를 치른다.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김기동 감독의 표정은 무거웠다.
김 감독은 "긴 여정에서 항상 이기고 싶은데 그러지 못한 부분이 아쉽다"라며 "상대가 준비를 잘했다고 하지만 그것 때문에 어려운 게 아니었다. 사실 우리와의 싸움에서 졌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을 꺼냈다.
그는 "선수들이 집중하지 못해 초반 2골을 그냥 헌납해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갔다"라며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은 칭찬해주고 싶다. 빨리 극복해서 우리의 길을 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K리그1에 집중하기 위해 코리아컵에선 힘을 빼겠다는 뜻도 드러냈다. 내달 3일 예정된 전북과 K리그1 21라운드에 전념해야 해서다.
서울은 29일 부산 아이파크와 원정으로 코리아컵 3라운드를 치른다.
김 감독은 "우리가 코리아컵이나 ACL2를 바라볼 여건이 되지 않는다. 기회를 더 받은 선수들이 뛰면서 나에게 어필할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라며 "전북은 강하다. 전북이라는 큰 산을 넘어야 우리가 목표하는 위치에 도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