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의 우승' 신지은 "열정 되찾은 코로나 시기가 전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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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내게 해주고 싶은 말…'계속 힘들어해도 돼, 세상 끝난 건 아니니까'"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10년의 기다림 끝에 두 번째 우승을 일군 신지은(33)은 코로나19 시기가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됐다고 밝혔다.
신지은은 26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노스 에어셔의 던도널드 링크스에서 열린 ISPS 한다 스코틀랜드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기자회견에서 "올해가 (LPGA 투어) 16년 차인데, 8∼12년 차쯤 무척 힘들었다. 목표나 동기가 뭔지 알 수 없었다"며 슬럼프 시기를 돌아봤다.
그러면서 그는 "코로나가 내 인생 전체를 바꿨다"고 했다.
신지은은 이날 막을 내린 스코틀랜드 여자오픈에서 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2016년 5월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텍사스 슛아웃 이후 무려 10년 2개월 만에 찾아온 그의 두 번째 우승이었다.
우승 갈증이 이어진 10년을 되짚으며 신지은은 선수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코로나19 시기를 중요한 지점으로 꼽았다.
당시 인스타그램에서 '취중 라이브 방송'을 하는 등 '기행'도 해봤다는 그는 "6개월 동안 직업이 없는 상태로 지내면서 프로골퍼가 아닌 삶이 어떤 건지 느껴지더라. 골프를 매일 치긴 했으나 내가 잘하는 것을 직업으로 하지 못하는 건 괴로웠다"면서 "인생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신지은은 "골프를 사랑하는데, 이 직업은 어렵다. 애정을 찾고 유지해나가는 것이 무척 힘들다. 코로나 시기 이후 그 불꽃을 다시 찾아서 정말 다행이다. 다시 우승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였기 때문"이라면서 "다시 우승하고자 모든 것을 다 하려고 했는데, 이번 주에 그 일이 일어나다니 믿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 1라운드 6언더파로 공동 선두에 오른 그는 이후 단독 선두를 질주하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일궜으나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5타 차 선두로 시작한 최종 라운드에서 6번 홀부터 3개 홀 연속 보기를 쏟아내 두 타 차까지 쫓겼고, 3오버파를 친 끝에 선두를 지켜냈다.
신지은은 "3번째 보기가 나왔을 때는 정말 암울했다"고 떠올렸다.
9번 홀에서 어렵게 파 세이브에 성공한 뒤 후반에 여유를 되찾은 그는 "9번 홀 그린에서 공이 벗어나는 것을 봤을 땐 눈물이 날 뻔했는데, 7피트(약 2m) 파 퍼트가 들어갔을 땐 정말 기뻤다. 이어 10번 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마음이 상당히 편안해졌고, 어떤 상황이 와도 이겨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지은은 "캐디(셰인 코드)가 제가 차분해질 수 있게 정말 잘 도와준다. '나 지금 너무 패닉인데 어쩌지?'라고 물어보기도 했는데, 셰인이 '나만 봐. 공을 보고, 이번 주 해온 대로 해'라고 말해줬다"면서 "그대로 하면서 버틸 수 있었다"며 고마움도 전했다.
마지막 홀에서도 샷이 흔들린 끝에 보기로 우승을 확정한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은 신지은은 만감이 교차하는 눈물을 쏟아냈다.
신지은은 "나 자신은 스스로를 믿지 못했는데,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묵묵히 나를 기다리고 믿어줬는지 실감 나 눈물이 났다"고 전했다.
다음 주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AIG 여자오픈에 나설 그는 "부모님과 어서 통화하고 싶고, 코치들과도 대화하고 싶다. 그들이 맨체스터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어서 만날 생각에 설렌다"면서 "스윙도 점검하고 싶다. 바람 때문에 스윙이 좀 달라진 것 같아서 연습을 무척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힘들어할 때의 자신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가'라는 질문엔 "계속 힘들어하고, 계속 나아가라. 세상이 끝난 건 아니니까"라는 답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