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힘 믿는 KB 우승 공신 강이슬 "내 슛, WNBA서도 최고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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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WNBA 무대 재도전…"좋은 슈터 넘어 좋은 농구 선수가 목표"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여자프로농구 청주 KB의 '슈터' 강이슬이 29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2026.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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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우승할 수 있다. Why not?(왜 안돼?)"
올해 초 여자프로농구 선두 부천 하나은행의 기세에 밀려 청주 KB의 추격이 주춤하던 무렵 어느 날부터 팀 라커룸 칠판에는 이 문장이 적혀 있었다.
누가 썼는지 모를 이 짧은 글귀는 선수들에게 하나의 '부적'이 됐다.
안 될 것 같다는 의구심이 고개를 들 때마다 선수들은 칠판을 보며 마음을 다잡았고, 실제로 우승에 한 발짝씩 다가가는 팀의 전력을 확인하며 이 문장의 힘을 믿기 시작했다.
칠판의 주인공은 우승의 환희가 채 가시지 않은 지난 29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연합뉴스 본사에서 진행된 KB 김완수 감독과 허예은, 강이슬, 박지수의 공동 인터뷰를 통해 밝혀졌다.
박지수가 먼저 "솔직히 우승이 힘들 것 같았을 때 칠판을 보고 힘을 냈다"고 회상하자, 옆에 있던 강이슬이 "사실 그거 내가 적은 것"이라며 "제가 사실 우승의 숨은 공신인 셈"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강이슬은 "훈련 중 혼자 늦게 나가는 날 몰래 적어두고 나갔다"며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컸고, 우리끼리라도 할 수 있다고 계속 말하다 보면 정말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고 털어놨다.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여자프로농구 청주 KB의 '슈터' 강이슬이 29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2026.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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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힘을 믿은 강이슬은 올 시즌 코트 위에서도 압도적인 성과로 KB의 통산 세 번째 통합 우승에 기여했다.
세 시즌 연속 리그 3점 슛 성공 1위를 차지한 그는 올 시즌 정규리그 29경기에서 평균 32분 53초를 뛰며 15.6점, 6.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경기당 2.4개의 3점 포를 35.8%의 높은 성공률로 꽂아 넣으며 명실상부한 현역 최고의 슈터임을 재확인했다.
기록의 무게감도 남다르다. 현재 통산 3점 슛 894개를 기록 중인 강이슬은 이 부문 역대 1위인 변연하 부산 BNK 코치(1천14개)의 기록에 120개 차로 다가섰다.
강이슬은 "가장 자신 있는 분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고 싶다는 목표가 있다"며 "지금 페이스라면 한두 시즌 안에 목표했던 기록을 세울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개인적으로는 기록적인 수치를 넘어 '좋은 슈터'를 넘어 '좋은 농구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 것이 선수로서의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청주=연합뉴스) 이성민 기자 = 24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BNK금융 2025-2026 여자프로농구 KB스타즈와 삼성생명 블루밍스의 챔피언결정전 2차전. KB스타즈 강이슬이 드리블하고 있다. 2026.4.24 [email protected]
FA 자격을 취득한 강이슬은 팬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향후 거취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아끼면서도, KB에 대한 애정은 숨기지 않았다.
강이슬은 "아무래도 KB가 다른 구단들과 비교해 (선택지에서) 더 우위에 있을 수밖에 없다"며 "선수를 얼마나 진심으로 대해주는지, 훈련 환경이 얼마나 좋은지 잘 알고 있다. 선수를 먼저 위해주는 구단"이라고 속마음을 드러내 보였다.
국내 무대에서의 거취를 고민하는 동시에, 세계 최고의 무대를 향한 도전도 멈추지 않는다.
강이슬은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피닉스 머큐리와 트레이닝 캠프 계약을 맺고 더 넓은 무대를 정조준하고 있다.
트레이닝 캠프는 시즌 개막 전 최종 엔트리(로스터)에 들기 위한 '마지막 시험대'다.
전 세계에서 모인 선수들이 팀당 12명 남짓인 좁은 문을 뚫기 위해 기량을 겨루는 일종의 오디션인 셈이다.
강이슬은 챔피언결정전 일정 등으로 인해 올 시즌 트레이닝 캠프를 온전히 소화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부산=연합뉴스) 강선배 기자 = 4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BNK금융 2025-2026 여자프로농구 올스타페스티벌. 포카리스웨트 3점 슛 예선전에서 강이슬(KB)이 슛하고 있다. 2026.1.4 [email protected]
이에 구단과 협의를 거쳐 내년 여름부터 WNBA 무대에 본격 출격하기로 했다.
피닉스는 올 시즌 당장 강이슬을 활용할 수 없음에도 그의 가치를 높게 평가해 미리 계약을 맺고 '보유권'을 선점하며 내년 합류를 확정 지었다.
강이슬은 지난 2022년에도 워싱턴 미스틱스 캠프에서 WNBA 문을 두드렸으나, 최종 로스터 진입에는 실패하며 아쉬운 고배를 마신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도전은 그때와 마음가짐부터 다르다.
강이슬은 "한 번 떨어져 봤기에 내가 무엇이 부족했는지 이제는 확실히 알고 있다"며 "어떤 강점을 보여줘야 하는지 잘 인지하고 있어, 그때보다 자신감도 생기고 심리적으로도 훨씬 여유로워졌다"고 전했다.
이어 "전 세계에서 농구를 가장 잘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지만, 거기서도 내 슛은 가장 좋다고 자부할 수 있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없으면 자신 있게 플레이할 수 없기에, '내 슛은 꿀리지 않는다'고 계속 되새기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라커룸에 적었던 'Why not?'의 기적이 일어났듯, 강이슬은 자신의 슛이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믿음을 현실로 바꾸기 위해 다시 농구화 끈을 조여 매고 있다.
"전 일단 말로 뱉고, 그 말에 책임을 지는 스타일이에요. 말로 뱉은 이상 부끄럽지 않으려면 어떻게든 말한 대로 해내야 하는 거잖아요. (웃음)"
(아산=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12일 충남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여자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3차전 우리은행과 KB스타즈의 경기. KB스타즈 강이슬이 3점 슛을 던지고 있다. 2026.4.12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