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배구 정지석 vs 허수봉, 토종 간판 공격수 자존심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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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vs 현대캐피탈 V리그 챔피언결정전 관전포인트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국내 최고 공격수는 나야 나'
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의 정지석(31)과 현대캐피탈의 허수봉(28)이 2일 시작하는 2025-2026 V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을 놓고 맞붙는다.
주장을 맡은 정지석과 허수봉의 활약에 따라 챔프전 우승 향방도 달라질 전망이다.
둘의 정면충돌은 5전 3승제로 열리는 챔프전의 주요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 '부활 성공' 정지석 vs 'FA 최대어' 허수봉
정지석은 '제2의 전성기'에 가까운 활약으로 대한항공의 정규리그 1위에 앞장섰다.
올 시즌 정지석은 27경기(100세트)에서 434점(경기당 평균 16.1점)을 뽑아 득점 부문 12위에 올랐다.
35경기(127세트)에 출전해 538점(경기당 평균 15.4점)을 수확하면서 국내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인 득점 부문 9위에 오른 허수봉보다 득점에선 뒤진다.
그러나 정지석이 작년 12월 25일 KB손해보험과 경기를 앞두고 오른쪽 발목을 다쳐 한 달여 코트에 나서지 못한 걸 고려하면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다.
정지석은 전반기에 대한항공의 10연승 행진을 주도했고 부상 복귀 후에도 현대캐피탈과 선두 경쟁에서 활약하며 정규리그 1위로 팀을 이끌었다.
특히 10년 동안 대한항공의 '캡틴'으로 활동했던 베테랑 세터 한선수로부터 주장 완장을 넘겨받아 선수들을 하나로 묶는 구심점 역할도 했다.
정지석은 이번 챔프전에서도 외국인 주포였던 카일 러셀(등록명 러셀)을 대신 영입된 호세 마쏘(등록명 마쏘), 정한용과 삼각편대를 이뤄 대한항공의 공격을 이끈다.
허수봉은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리는 선수 중 최대어로 꼽히는 가운데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와 현대캐피탈의 쌍포로 활약했다.
허수봉은 올 시즌 정규리그 막판이었던 지난 10일 우리카드전에서 개인 한 경기 최다인 35점을 폭발했고, 거센 돌풍을 일으킨 우리카드와 플레이오프(PO)에서 빛났다.
허수봉은 27일 PO 1차전과 29일 PO 2차전에서 각각 27점을 뽑는 불꽃 활약으로 현대캐피탈이 우리카드에 2전 전승을 올리고 챔프전에 오르는 데 앞장섰다.
특히 1차전에선 21득점에 그친 레오를 대신해 팀 내 최다 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챔프전 기선 제압이 걸린 1차전에서 정지석과 허수봉 중 누가 웃을지 주목된다.
◇ '쿠바 국대' 마쏘 vs '쿠바 특급' 레오, 외국인 주포 대결
대한항공은 정규리그 막판 부진했던 러셀을 내보내고 '특급 소방수'로 쿠바 국가대표 경력의 마쏘를 데려오는 승부수를 던졌다.
마쏘는 2023년부터 쿠바 국가대표로 활동했고 2024-2025시즌에는 독일 리그의 VfB 프리드리히스하펜에서 미들 블로커로 뛰며 최우수 미들 블로커상을 받았다.
이번 시즌에는 이란 리그의 파이칸에서 아포짓 스파이커로 활약했다.
마쏘는 국내에서 뛴 적이 없어 기량이 베일에 싸인 가운데 아포짓 스파이커로 먼저 출격한 뒤 필요에 따라 미들 블로커 역할도 수행할 전망이다.
마쏘가 화끈한 공격력을 보여준다면 대한항공이 통합 4연패를 이룬 2023-2024시즌 이후 정상에 복귀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챔프전 우승을 놓칠 수도 있다.
마쏘와 대결하는 레오는 8년째 V리그에서 뛰는 최고의 '한국형 용병'이다.
레오는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의 3관왕(컵대회 우승·정규리그 1위·챔프전 우승)에 앞장선 뒤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던 영광을 재현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선 득점 부문 4위(758점)로 밀렸지만, 우리카드와 PO 2차전에선 39점을 폭발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뽐냈다.
쿠바 출신의 외국인 주포 대결에서 챔프전 시리즈의 운명도 좌우될 전망이다.
◇ 사령탑 헤난 vs 블랑…'명장'의 지략 대결도 관심
대한항공은 올 시즌을 앞두고 헤난 달 조토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영입했다.
헤난 감독은 2017년부터 2023년까지 브라질 남자대표팀을 지휘하며 2019년 월드컵 우승과 2021년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우승, 2023년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권 확보 등 굵직한 성과를 냈다.
그는 대한항공 지휘봉을 잡은 후 작년 9월 컵대회에선 임재영, 서현일, 김준호, 강승일 등 젊은 선수들을 주축으로 우승을 일구며 3관왕 목표를 향해 첫 단추를 잘 끼웠다.
통 큰 스타일의 지도력을 보여주는 그는 상대 팀 전력 분석을 통한 맞춤형 전술과 선수 기용으로 대한항공을 정규리그 1위로 이끌었다.
이에 맞서는 블랑 감독은 2001년부터 2012년까지 프랑스 남자대표팀을 이끌었고, 2022년부터 일본 대표팀 감독을 맡아 2023년 VNL 3위와 2024 파리올림픽 본선 진출을 이끈 명장이다.
특히 블랑 감독은 일본 남자대표팀의 과감한 세대교체를 통해 세계랭킹 4위까지 끌어올리는 성과를 냈다.
대한항공이 블랑 감독이 3관왕을 지휘하는 걸 보고 헤난 감독을 영입했던 만큼 둘의 지략 대결에 관심이 쏠린다.
◇ '백전노장' 한선수 vs 'FA 세터' 황승빈, 코트 사령관 대결
대한항공의 베테랑 세터 한선수와 현대캐피탈의 코트 사령관인 황승빈이 벌이는 토스 대결도 주목할 만하다.
한선수는 41세의 나이에도 이번 시즌 35경기(124세트)에 출전해 상대 블로커의 혼을 빼는 토스와 정교한 볼 배급으로 대한항공의 챔프전 직행에 앞장섰다.
주장 완장을 내려놓고 경기 조율에 집중한 한선수가 정지석과 함께 정규리그 MVP 후보로 꼽히는 이유다.
한선수는 대한항공이 세 번째 통합우승을 달성했던 2022-2023시즌에는 정규리그 MVP와 챔프전 MVP를 석권하기도 했다.
이에 맞서는 황승빈은 2023년에 이어 두 번째로 FA 자격을 얻는다.
황승빈은 1라운드 중반이던 작년 10월 29일 한국전력과 경기 때 왼쪽 어깨를 다쳐 48일간이나 코트를 비웠지만, 복귀 후 현대캐피탈의 상승세를 주도했다.
18년 차 한선수와 11년 황승빈의 손끝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지난 시즌 무관(無冠) 아쉬움을 털고 이번 시즌 3관왕의 마지막 퍼즐 맞추기에 도전하는 대한항공과 지난 시즌 3관왕에 이어 챔프전 정상 수성을 노리는 현대캐피탈 중 어느 팀이 우승컵을 들어 올릴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