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졌다고 압수수색?…홍명보 선임과정 불법성 여부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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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정몽규·이임생이 위계로 협회 업무 방해했나' 입증 주력
(서울=연합뉴스)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3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현안 관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2026.7.30 [국회사진기자단]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전재훈 기자 =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수사 중인 경찰이 대한축구협회를 전격 압수수색하면서 축구협회 윗선이 감독 선임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이 밝혀질지 관심이 쏠린다.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 실패에 의한 것"이란 감독 문책성 발언으로 홍 전 감독에게 화살이 집중된 가운데, 경찰은 성적 부진과 별개로 수사의 본류인 '감독 선임 과정에 부당함이 있었는지'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7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전날 대한축구협회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감독 선임과 관련된 자료를 다수 확보했다.
특히 경찰은 국가대표팀 감독 후보를 검토한 뒤 상위 기구인 축구협회 이사회에 특정 후보의 선임을 추천하는 기능을 맡은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가 생성한 자료를 집중적으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확보된 자료를 토대로 축구협회가 홍명보 전 감독을 1순위 감독 후보자로 정하고 검증한 과정과 이사회가 홍 전 감독의 선임을 최종 승인한 경위까지 들여다본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정몽규 당시 축구협회장과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 등 임원이 홍 전 감독이 선임되도록 자신들의 지위를 이용해 이사회의 업무를 방해했는지, 협회 정관을 무시했는지 등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이 사건은 한 시민이 2024년 7월 이 전 이사가 홍 감독 선임 과정에 축구협회 정관과 국가대표팀 운영 규정을 위반한 의혹이 있다고 고발하며 시작됐다.
관련 법리를 검토한 경찰은 축구협회의 정관은 사단법인 내부의 계약 사항이기 때문에 이를 위반한 것 자체를 형사 처벌하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경찰은 정몽규 전 회장과 이임생 전 이사 등이 홍 전 감독 선임을 위해 단순히 정관을 위반했는지 여부보다는 그들이 위계와 지위를 이용해 이사회 등이 정관을 무시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이 사건과 관련해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를 중점적으로 수사하는 만큼 홍 전 감독에 대한 처벌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홍 전 감독은 자신이 감독으로 선임되는 과정에서 협회 관계자의 업무를 방해할 '위계'를 갖추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향후 참고인 신분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경찰은 홍 전 감독에 대한 또 다른 피고발 혐의인 업무상 배임에 대해서도 혐의 적용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이 3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현안 관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7.30 [국회사진기자단] [email protected]
이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는 2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앞서 서울 종로경찰서는 사건을 최초로 배당받아 8건의 고발 사건에 대해 수사에 나섰지만 약 2년간 사건을 방치했다.
이후 월드컵 탈락과 함께 지도력 논란이 일고 여론과 정치권의 질책이 이어지자 서울청 광수단 금융범죄수사대으로 사건을 넘겼다.
사건을 이관받아 수사에 착수한 금수대는 추가 고발 사건까지 총 9건을 병합해 수사 중이다.
금수대는 최근까지 전략강화위원과 이사회 이사를 불러 조사했고, 지난 4일에는 홍 전 감독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전반적인 감독 선임 과정과 홍 전 감독 선임 당시 논의 사항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대로 정몽규 전 회장 등을 불러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2년 넘게 방치된 수사가 '월드컵 패배'를 계기로 속도가 붙은데 대해 괘씸죄가 작용한 탓이라는 반응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