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160㎞ 가능해"…안우진이 문동주에게 전화로 보낸 응원

    작성자 정보

    • 헌병대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어깨 수술 딛고 돌아온 안우진, 심야 전화로 수술 앞둔 문동주에게 조언

    80구 제한 속 1군 빌드업 순항…"불펜 짐 덜기 위해 최소 5이닝 책임질 것"

    키움 히어로즈 에이스 안우진
    키움 히어로즈 에이스 안우진

    [촬영 이대호]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안)우진이 형, 물어보고 싶은 게 많은데 잠시 통화 좀 가능할까요."

    아끼는 후배 문동주(22·한화 이글스)의 메시지를 받은 안우진(26·키움 히어로즈)은 대구 경기가 끝난 뒤 숙소에서 전화기를 들었다.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을 마친 뒤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가진 안우진은 "솔직히 지금 상황에서 동주에게는 어떤 말도 위로는 안 될 거다. 누구보다 제가 그 참담함을 잘 안다. 그래서 섣부른 위로는 하지 않았다"면서 "대신 제가 수술받고 느꼈던 감정과 걱정들을 있는 그대로 말해줬다. 그랬더니 동주가 '지금 제 생각과 형 이야기가 정말 똑같다'며 놀라더라"고 말했다.

    안우진과 문동주는 한국 야구에서 보석과 같은 존재다.

    1군 복귀 후 역투하는 안우진
    1군 복귀 후 역투하는 안우진

    [키움 히어로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최고 시속 160㎞를 던지는 강력한 어깨와 선발 투수로 한 경기를 압도적으로 끌어갈 능력을 지녔다.

    2022년 KBO리그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았던 안우진은 2023년 시즌 중 팔꿈치 인대 재건 수술을 받은 뒤 병역을 소화했다.

    그러나 묵묵히 재활을 견디며 복귀를 눈앞에 뒀던 지난해 8월, 2군 훈련 중 불의의 사고로 넘어져 어깨를 다쳤고 결국 또다시 수술대에 올라야만 했다.

    안우진은 당시의 끔찍했던 절망감을 떠올리며 "첫 번째 팔꿈치 수술을 받고 나서는 무조건 재활을 열심히 해서 건강하게 돌아와야겠다는 의지로 가득했다. 하지만 두 번째 어깨 수술은 복귀 준비가 완벽히 끝난 상태에서 터진 일이라 솔직히 야구를 그만두고 자포자기하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이후 마음을 다잡고 다시 긴 재활의 터널을 빠져나와 1군 마운드에 복귀한 안우진은 누구보다 문동주의 캄캄한 절망감을 뼛속 깊이 이해하고 있다.

    지난 시즌 막판부터 지속적인 어깨 통증에 시달렸던 문동주는 결국 어깨 관절 와순 손상 진단을 받고 수술대에 오른다.

    5차전 선발로 나선 문동주
    5차전 선발로 나선 문동주

    (대전=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31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1회초 한화 선발투수 문동주가 역투하고 있다. 2025.10.31 [email protected]

    ◇ "동주야, 수술 잘 받으면 다시 시속 160㎞ 던질 수 있어"

    안우진은 문동주와의 통화에서 투수로서 가장 두려워하는 '구속 저하' 이야기를 꺼냈다.

    투구의 핵심인 어깨에 메스를 대는 순간, 자신이 가진 가장 큰 무기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엄습하기 때문이다.

    안우진은 "동주가 가진 걱정이 제가 예전에 했던 걱정과 똑같았다. '내가 가진 장점인 구속을 잃어버리면 어떡하지', '수술 후에도 통증이 안 없어지면 어떡하지' 같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맴돌았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러한 두려움에 빠진 후배를 위해 안우진은 실제 성공 사례를 들며 확신을 심어주려 애썼다.

    그는 "류현진 선배님도 어깨 수술을 하셨지만 마흔이 다 된 지금까지 훌륭하게 던지고 계시고, (이)정후 형이나 (김)하성이 형도 어깨를 수술하고 지금 잘 뛰고 있다는 사실을 거듭 강조했다"고 밝혔다.

    대만 스프링캠프에서 훈련 중 휴식하는 안우진
    대만 스프링캠프에서 훈련 중 휴식하는 안우진

    [키움 히어로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어 실질적인 수술실 안팎의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안우진은 "동주에게 수술 당일에는 욱신거리고 잠도 못 잘 정도로 아프겠지만, 지나고 나면 기억조차 나지 않는 통증이라고 말해줬다. 다시 160㎞의 좋은 공을 던지기 위해 어차피 거쳐야 하는 필수 과정이니, 흔들리지 말고 좋은 마음으로 수술받고 오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안우진이 가장 강조한 것은 '마운드 위에서의 완벽한 이미지 트레이닝'이었다.

    수술 후 오랜 기간 공을 놓게 되면 투구 감각이 무뎌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겪었기 때문이다.

    "다시 공을 잡았을 때 마운드에서 어떻게 던질 것인지 머릿속으로 완벽하게 그림을 그려놓아야 해요. 실전에 올라가서 1, 2회 던져보고 '어, 이 느낌이 아닌데'라며 폼을 뜯어고치기 시작하면 헤맬 수밖에 없습니다. 동주는 저보다 훨씬 어리고 야구할 시간이 많습니다. 조급해하지 말고 완벽한 밸런스를 찾는 데 집중하라고 조언했습니다."

    팀 승리 후 기뻐하는 안우진
    팀 승리 후 기뻐하는 안우진

    [키움 히어로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여전히 진행 중인 안우진 '빌드업'…"투구 수 90개, 100개로 가는 과정"

    후배에게 따뜻한 조언을 건넨 안우진 본인 역시 아직 완전한 궤도에 오른 것은 아니다.

    그는 지난달 12일 고척 롯데 자이언츠전을 통해 그토록 기다리던 1군 복귀전을 치렀다.

    보통 기나긴 재활을 마친 선수가 퓨처스(2군) 리그 경기를 통해 조심스럽게 실전 감각을 깨우는 것과 달리, 안우진은 2군 등판을 생략하고 곧바로 1군 무대에서 '빌드업'을 진행 중이다.

    경기마다 조금씩 투구 수와 이닝을 늘려가며 신중하게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복귀 후 15이닝 동안 삼진 20개를 솎아낼 정도로 직구와 변화구의 위력은 여전하지만, 3년이라는 실전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는 선발 투수로서 한 시즌을 온전히 버틸 수 있는 체력 회복이 급선무다.

    안우진은 현재 자신의 상태에 대해 "현재는 투구 수 80개 정도로 관리받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분간은 무리하지 않고 이 개수를 유지하며 실전 적응기를 가질 예정이다. 몸이 80구에 완전히 적응하고 나면, 코치진과 상의해 90개, 100개로 서서히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3년 만에 치르는 실전 등판의 육체적 피로도는 상상 이상이다.

    투구 후 겪는 근육통과 피로감에 대해 안우진은 "예전에는 어떻게 100개씩 던지며 시즌을 치렀는지 신기할 정도"라며 웃어 보였다.

    고척돔에 돌아온 키움 에이스 안우진
    고척돔에 돌아온 키움 에이스 안우진

    [키움 히어로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단순한 육체 피로와 근육 뭉침이다. 3년 만에 마운드에 올라 5이닝을 던지니 알이 배기고 몸이 무거운 것은 투수로서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라며 "시간이 지나 몸이 완벽하게 만들어지면 피로도 쌓이지 않고 과거처럼 이닝을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마음 같아서는 과거처럼 7∼8이닝을 훌쩍 책임지고 싶지만, 팀과 자신의 미래를 위해 꾹 참고 있다.

    안우진은 "하루 정도는 무리해서 7∼8이닝을 던질 수도 있겠지만, 다음 등판과 회복을 생각하면 한 번에 투구 수를 끌어 올려서는 안 된다"면서도 "최근 경기에서 4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해 뒤에 나온 중간 계투진이 너무 힘든 경기를 했다. 불펜 투수들에게 미안해서라도 최소 5이닝 이상은 든든하게 막아주고 싶다"고 에이스다운 책임감을 드러냈다.

    안우진의 힘찬 투구
    안우진의 힘찬 투구

    [키움 히어로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포기하고 싶었던 두 번째 수술…재활 중 번아웃엔 과감한 휴식이 정답"

    안우진은 인터뷰 내내 지난 2년간의 지옥 같았던 재활 기간을 덤덤히 털어놨다. 특히 두 번째 수술 직후 겪었던 절망감은 야구 인생의 가장 큰 고비였다.

    "어깨뼈가 들리는 게 고스란히 느껴졌고 팔조차 위로 들리지 않았습니다. '아, 이제 진짜 야구를 못 하겠구나' 싶었죠. 수술실에 들어갈 때 두려움이나 긴장감조차 안 들 정도로 마음이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제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을 잃어버렸을 때 앞으로 어떻게 야구판에서 살아남아야 하는지 벼랑 끝에 선 심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절망의 끝에서 다시 야구공을 쥐는 순간, 안우진의 심장에는 다시 불이 붙었다.

    수술 후 공을 던졌을 때 통증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정기 검진을 통해 어깨 구조에 이상이 없다는 의사의 소견을 거듭 확인해 조금씩 잃어버렸던 자신감을 되찾았다.

    기나긴 재활 기간, 안우진은 '번아웃'(심신 탈진)을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했다.

    이 경험은 후배 문동주에게 꼭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이기도 하다.

    안우진은 "공익근무요원으로 퇴근한 뒤 매일 센터에 가서 운동했다. 하지만 주변에 경쟁자도 없고 같이 땀 흘리는 동료도 없이 1년 넘게 같은 훈련만 반복하다 보면 사람인 이상 완전히 질려버리는 순간이 온다"고 털어놨다.

    대만 캠프 중 박물관을 방문한 안우진
    대만 캠프 중 박물관을 방문한 안우진

    [키움 히어로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스스로 의심이 들고 무기력해질 때, 안우진이 선택한 돌파구는 '완벽한 단절과 휴식'이었다.

    "도저히 운동을 못 하겠다 싶을 때는 센터에 솔직하게 '저 일주일만 쉬겠습니다'라고 말하고 운동복을 벗었습니다. 친구들을 만나 밥을 먹고, 사우나를 가며 완전히 야구를 잊고 쉬었죠. 때로는 2주 넘게 운동을 통째로 쉰 적도 있습니다. 당시에는 조급하기도 했지만, 돌아보면 그때 과감하게 비우고 쉬어줬던 시간이 있었기에 정신적으로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었습니다."

    힘겨운 과정을 뚫고 돌아온 안우진은 이제 마운드 위에서 던지는 공 하나하나가 남다르다.

    철저한 재활과 뼈를 깎는 고통이 헛되지 않음을 스스로 증명해 내고 있기 때문이다.

    팬들의 응원은 안우진을 다시 일으켜 세운 든든한 버팀목이다.

    복귀전이었던 고척 롯데전에서 마운드에 오르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는 그는 "팬분들이 제가 마운드에 건강하게 다시 선 것만으로도 너무나 기뻐해 주셨고 큰 응원을 보내주셨다"고 회상했다.

    그는 "성적이나 재활 등판이라는 핑계 뒤에 숨을 생각은 추호도 없다. 제게 매 경기는 제 가치를 증명하는 치열한 오디션 무대"라며 "긴 시간 저를 포기하지 않고 기다려주신 팬들과 묵묵히 곁에서 몸 상태를 살펴준 트레이닝 파트 선생님들을 위해서라도, 마운드 위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던지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email protected]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20,654 / 1 페이지
    공지
    리그별 팀순위
    레벨 랭킹
    포인트 랭킹
    • 스텔스
      LV. 8
    • 가자아
      LV. 4
    • 강호라니
      LV. 4
    • 4
      빡빡이
      LV. 3
    • 5
      히딩크
      LV. 3
    • 6
      묵반나편
      LV. 2
    • 7
      임평정도
      LV. 2
    • 8
      택양엄편
      LV. 2
    • 9
      천진신제
      LV. 2
    • 10
      열훔훔만
      LV. 2
    • 스텔스
      69,500 P
    • 가자아
      16,800 P
    • 강호라니
      14,500 P
    • 4
      빡빡이
      12,400 P
    • 5
      히딩크
      8,100 P
    • 6
      여우눈
      6,000 P
    • 7
      등억골
      5,100 P
    • 8
      진실의방으로
      4,200 P
    • 9
      묵반나편
      3,300 P
    • 10
      찬충뜸신
      3,300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