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달러 상금 실리와 AFC 구애 명분…북한 내고향 방한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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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WCL 조별리그 경기에서 승리한 뒤 손 흔드는 내고향 선수들
    AWCL 조별리그 경기에서 승리한 뒤 손 흔드는 내고향 선수들

    [EPA=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지난 3월 아시아 최강 여자축구 클럽을 가리는 2025-20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준결승에서 '남북 대결'이 성사됐을 때만 해도 이 경기가 실제로 치러질 거로 전망한 이는 국내 축구계에 많지 않았다.

    경기가 수원에서 열리는 터라 북한 준결승 진출 팀인 내고향여자축구단이 방한할 수 있을지부터가 매우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남북 관계가 경색 국면으로 접어든 2019년부터 북한 축구계는 매우 폐쇄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그간 북한 축구는 국제축구연맹(FIFA)이나 AFC 주관 대회의 홈 경기 개최를 거부했다. 또 한국, 일본 등 특정 국가로의 원정 경기에 불참하는 경우도 잦았다.

    북한은 2019년 10월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한국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경기를 치른 뒤로는 A매치 홈 경기를 연 적이 없다.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선 평양 경기 뒤 한국 원정 경기가 다가오자 코로나19를 핑계로 대회에서 기권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는 홈 경기를 모두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치렀다.

    내고향 경기 응원하는 북한 팬들
    내고향 경기 응원하는 북한 팬들

    [EPA=연합뉴스]

    국제대회 불참, 제3국 경기 개최의 사유로 북한 축구계가 직간접적으로 든 사유는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 '불가피한 상황' 등이다.

    그러나 한국, 일본 등 특정 국가와의 경기 거부가 반복된 점, 경기가 임박해 갑작스럽게 통보한 점 등으로 볼 때 정치적 판단도 복합적으로 작용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내고향 역시 AWCL 무대에서 이런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움직임을 보였다.

    내고향은 2024-2025시즌 AWCL에도 출전할 수 있었으나 불참했다.

    올 시즌 대회에서는 호찌민(베트남)과의 8강전을 평양에서 치를 수 있었지만, 중립지역인 비엔티안에서 가졌다.

    그랬던 내고향이 수원에서 열리는 AWCL 마지막 4강 토너먼트에 출전하게 된 배경에는 '거액의 상금'이 있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AWCL은 AFC가 아시아 여자 클럽축구 수준 향상을 기치로 내걸고 2024-2025시즌부터 출범한 역사가 짧은 대회지만, 우승 상금은 100만 달러(약 14억7천만원)나 된다. 준우승 상금도 50만 달러의 거액이다.

    내고향 응원하는 북한 축구 팬들
    내고향 응원하는 북한 축구 팬들

    [EPA=연합뉴스]

    2024년 FIFA U-17 월드컵, U-20 월드컵 우승 멤버가 다수 포함된 내고향은 이번 대회의 강력한 우승 후보다.

    대진표 반대편에서 결승에 오를 가능성이 큰 도쿄 베르디(일본)에는 조별리그에서 0-4로 이번 대회 유일한 패배를 당했지만, 결승에선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내고향은 준결승 상대 수원FC에는 조별리그에서 만나 3-0으로 완승한 바 있다.

    1승만 올려도 받을 수 있는 거액의 상금과 불참 시 AFC에 내야 하는 벌금을 놓고 북한 축구계는 계산기를 두드려봤을 터다.

    우승한다면 '남조선 땅에서 아시아 최강에 올랐다'는 상징성을 더할 수 있는 점도 내고향의 방한 결정 과정에서 분명히 고려됐을 거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AFC의 적극적인 '구애'는 북한 축구계에 내고향 방한의 '명분'까지 채워줬다.

    김일국 북한축구협회 회장 만난 살만 AFC 회장
    김일국 북한축구협회 회장 만난 살만 AFC 회장

    [AFC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지난 달 말 캐나다 밴쿠버에서 FIFA 총회와 AFC 총회가 열렸다.

    살만 빈 이브라힘 알칼리파 AFC 회장은 밴쿠버에서 김일국 북한축구협회 회장 겸 북한 체육상과 만나 북한 여자축구를 향해 그야말로 '상찬'을 보냈다.

    살만 회장은 "최근 북한 여자축구의 성공은 여자 축구 발전의 세계적 모델로서 입지를 공고히 했다"면서 "AFC는 북한 여자축구의 야망을 계속 지원할 것이며, 더 많은 회원국이 여자 축구 수준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AFC는 두 인사의 만남과 이 자리에서 살만 회장이 한 발언을 홈페이지를 통해 상세히 전하기도 했다.

    축구협회 한 관계자는 "북한 축구계가 살만 회장과 면담을 계기로 이제 여자축구에서만큼은 국제무대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도 되지 않겠느냐는 판단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수원FC와 내고향의 준결승은 20일 오후 7시 경기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리며 결승전은 23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다.

    이번 대회 4강 대진은 수원FC-내고향, 멜버른시티(호주)-도쿄 베르디(일본)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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