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낙원' 연상호 "엄마 메모에서 영감…피부에 닿는 심연 다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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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굴' 이은 5억대 영화…"저예산 작업 중독돼, 마음 편히 작업"

    토론토영화제서 소개…실종 사고 후 9년 만에 재회한 모자 이야기

    "김현주 30년 연기 진가 드러나…배현성 다른 얼굴 볼 것"

    영화 '실낙원' 제작보고회
    영화 '실낙원' 제작보고회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18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실낙원' 제작보고회에서 배우 김현주(오른쪽부터), 연상호 감독, 배우 배현성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9.18.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올해 영화 '군체'를 선보인 연상호 감독이 영화 '실낙원'으로 돌아온다.

    다음 달 21일 개봉하는 '실낙원'은 아들의 실종 사고를 겪고 인공지능(AI) 프로그램으로 슬픔을 달래온 엄마가 9년 만에 아들을 마주하는 이야기다.

    연 감독은 18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가상 현실과 AI는 먼 이야기가 아니라 피부에 와닿는 사회적 이슈라 생각한다"며 "현실에서 있을 법한 딜레마들이 발생할 수 있는 세계관이다. 그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한 분들은 극장에 오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 선우를 AI로 재현해 만나오던 엄마 소영(김현주 분)은 서늘한 눈빛을 갖고 돌아온 아들 선우(배현성)에게 낯섦과 불안을 느낀다. 영화는 AI로 구현한 완벽한 세계에서 벗어나 불편한 현실을 마주하는 이야기란 점에서, 낙원으로 추방되는 인간 이야기를 그린 존 밀턴의 동명 서사시와 통한다. 연 감독이 '실낙원'이란 제목을 가져온 이유다.

    연 감독은 "완전한 낙원에서 벗어나 불완전한 세계로 들어오며 인간의 정체성을 갖게 되는 이야기로 만들어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이런 이야기를 바탕으로 인간의 어두운 면모를 탐구한다.

    영화 '실낙원'
    영화 '실낙원'

    [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작품의 시작점은 연 감독 어머니가 남긴 3페이지짜리 메모였다. 연 감독은 어머니로부터 그 이야기를 샀다. 연 감독의 손을 거친 이야기는 오성은 작가의 소설 '블랙 인페르노'로 탄생한 데 이어, 이번에는 영화 '실낙원'으로 제작됐다.

    연 감독은 "명절에 갔는데 어머니가 연필로 연습장에 3페이지 정도 이야기를 썼고 그것이 '실낙원' 원안이 됐다"며 "오랜 시간 손보며 3가지 버전으로 써봤다. '실낙원'은 마지막 버전"이라고 설명했다.

    '실낙원'은 지난 10일 개막한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세계적 감독들의 신작이나 화제작을 소개하는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돼 처음 공개됐다. 공식 상영 4회차가 매진되며 관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작년 '얼굴'에 이어 2년 연속 토론토영화제에 간 연 감독은 "작년에 갔을 때 사람이 많아서 '('얼굴'의 주연) 박정민이 이 정도라고?' 하며 놀랐는데, 이번에는 더 많았다"며 "진짜 깜짝 놀랐다"고 웃음 지었다.

    제51회 토론토영화제에서 '실낙원' 팀
    제51회 토론토영화제에서 '실낙원' 팀

    [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연 감독은 영화제 기간 인터뷰하던 외신 기자가 눈물을 흘렸다며, 인상적인 반응으로 꼽았다.

    그는 "일상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하고 가정해볼 수 있는 이야기란 점에서 관객들이 반응을 보여주신 것 같다"며 "어두운 이야기이고, 결말 때문에 제 작품 중 가장 격하게 호불호가 갈릴 것 같았는데 의외로 공감해주시는 분들이 많았다"고 돌아봤다.

    '실낙원'은 '얼굴'에 이어 연 감독이 저예산으로 제작한 작품이란 점에서도 관심을 끈다. 순제작비는 5억원대로 알려졌다.

    연 감독은 "투자받으면 책무감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하게 되는데, '얼굴'은 직접 투자한 경우여서 작업할 때 마음이 편했다"며 "거기에 중독돼 '실낙원'까지 오게 됐다. 마음 편하게 작업하고 우리가 원하는 영화를 만들어보려 했다"고 말했다.

    영화 '실낙원'
    영화 '실낙원'

    [CJ ENM·와우포인트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시리즈 '지옥'(2021)과 '지옥' 시즌 2(2024), 영화 '정이'(2023)에 이어 연 감독과 다시 호흡을 맞춘 김현주는 "같이 했던 경험이 있는 스태프여서 분위기가 좋고 편했다"며 "대학교 때 동기끼리 모여서 한 작품을 만드는 느낌이었다"고 작업 방식에 만족했다.

    연 감독은 "소영의 여러 선택은 심연의 것이어서 설명되기 힘든 감정인데, (김현주가) 그 감정을 설득력 있고 공감되게 표현해줬다"며 "30년간 쌓여온 김현주 표 연기의 진가가 드러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아들 선우 역의 배현성은 이번 영화로 첫 주연을 맡았다. 드라마 '조립식 가족'(2024) 등에서 보여준 밝은 모습과 달리 '실낙원'에선 색다른 캐릭터를 선보인다.

    연 감독은 "배현성 배우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것은 확실하다"고 예고했다.

    영화 '실낙원'
    영화 '실낙원'

    [CJ ENM·와우포인트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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