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주혁 "운명처럼 만난 '동궁', 할 수 있는 120% 쏟아부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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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의 세계' 오가는 구천 연기…"조승우 선배 '대견하다' 해줘"
강도 높은 수중·액션 촬영…"체중 85kg서 78kg로 빠져"
(서울=연합뉴스) 장진리 기자 = 배우 남주혁은 넷플릭스 시리즈 '동궁' 대본을 처음 본 순간을 운명 같았다고 떠올렸다.
권소라·서재원 작가가 만든 작품 속 세계관이 자연스럽게 그려졌고, 궁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듯 마치 '마인드맵'처럼 펼쳐졌기 때문이다.
2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남주혁은 "내가 이 작품을 한다면 재미있게,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빨리 들었다"며 '동궁'에서 느낀 확신을 전했다.
가상의 동양풍 시대를 배경으로 귀신의 소리를 듣거나 귀신을 죽일 수 있는 이들이 저주받은 궁궐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는 사극 판타지물이다.
그는 "20대엔 주로 로맨스 장르를 연기해 '동궁'은 새로운 도전이었다"며 "이렇게 계속 도전하다 보면 앞으로 더 멋진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작품에서 남주혁은 귀신을 칼로 베어 죽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구천을 연기했다. 구천은 물을 매개로 현실과 '귀(鬼)의 세계'를 오갈 수 있는 인물이다.
물을 통해서만 '귀의 세계'로 갈 수 있는 극 중 설정 탓에 남주혁은 수영 선수를 연기한 MBC 드라마 '역도요정 김복주'보다 더 오랜 시간 물을 드나들어야만 했다.
그는 "더울 때도 추울 때도 물에 들어가야 했다. 나중에는 이게 물인지 땀인지도 모르겠더라"며 "물독이 오를 정도였다. 물과 하나가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와이어 등 다양한 장비를 활용한 화려한 액션 또한 그에겐 도전이었다. 완벽한 장면을 구현하기 위해 3∼4일간 같은 장면 촬영에만 매달리기도 했다.
그는 "매번 8시간 이상 액션을 소화하다 보니 저도 사람인지라 지치게 되더라"며 "몸무게도 85kg에서 78kg이 됐다. 그런데 그것마저도 구천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귀의 세계'를 드나들며 양기가 부족해지고 피골이 상접해가는 극 중 인물에 제 실제 상태를 투영하려 노력했다"고 귀띔했다.
전역 후 3개월 만에 '동궁' 촬영을 시작한 남주혁은 꼬박 1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촬영에만 매진했다.
이렇게 만든 작품을 세상에 내놓은 그는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내 궁 안에서 일을 해결하는 구천처럼 제 모든 걸 쏟겠다는 마음가짐이었다"며 "제가 상상하고 꿈꿨던 것을 다 쏟아부어야겠다는 생각이었고, 그걸 120% 해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오랜 시간 존경해온 선배인 조승우와 한 작품에 출연한 것 역시 '동궁'이 그에게 주는 뿌듯함이다.
남주혁은 "같이 촬영한 장면이 열 신도 안 되는 것 같다. 더 많은 장면을 찍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마음이 컸다"며 "촬영을 마치고 선배님께 편지를 썼는데 문자로 '잘해줘서 대견하다'는 답장이 왔다"고 웃음 지었다.
남주혁에게 '성장'은 늘 숙제 같은 단어다. 배우로 '더 잘하고 싶다', '더 새로운 모습을 보이고 싶다'는 생각이 늘 샘솟기 때문이다.
아시아 배우로는 유일하게 올해 초 넷플릭스가 공개한 '2026 글로벌 라인업' 영상에 출연한 것을 두고도 "이런 순간들이 저를 더 성장시키는 듯한 느낌"이라고 돌아봤다.
늘 성장을 고민한다는 그는 "배우로 더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는 마음이 갈증처럼 생긴다"며 "저는 스스로 늘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같은 마음으로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그는 입대 전인 2022년 제기된 학교폭력 가해 의혹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사실관계가 바로 잡히고 있는 단계이며, 그 과정을 묵묵히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억울하다는 생각은 없다. 흘러가는 대로 시간을 잘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