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연계 잔여석 뜻하는 '파란 점' 주의보…BTS는 '무풍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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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직격탄에 푸시캣 돌스·포스트 말론 등 투어 축소 또는 취소
BTS, 7년 만 월드투어 전석 매진 돌풍…美 현지 관광청 "도시 전체가 문화 축제돼"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팝의 본고장' 미국에서 고(高)물가로 인한 콘서트 투어 축소·취소가 잇따르는 가운데,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북미·유럽 투어는 연일 매진 사례를 이어가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가요계에 따르면 경제지 포브스는 지난달 '파란 점 열병(Blue Dot Fever)이 뮤지션들을 덮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현지 공연 시장의 불황을 소개했다.
'파란 점 열병'이란 미국 현지 대형 공연 예매처인 티켓 마스터에서 팔리지 않은 잔여석이 파란 점으로 표시되는 데서 착안한 신조어다. 과거라면 매진됐을 공연도 티켓 판매 부진에 따라 '파란 점'이 확산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포브스는 유명 팝 그룹 푸시캣 돌스가 티켓 판매 부진으로 미국 아레나·스타디움 투어를 대폭 축소했고, 포스트 말론과 젤리 롤은 공동으로 진행하던 미국 스타디움 투어 일정의 3분의 1을 줄였다고 보도했다. 메건 트레이너와 제인은 아예 미국 아레나 투어 일정 전체를 취소했다.
(서울=연합뉴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BTS 더 시티 아리랑 - 라스베이거스'를 시작했다고 빅히트 뮤직이 25일 밝혔다.
'더 시티'는 방탄소년단이 콘서트 전후 해당 지역에서 진행하는 오프라인 팬 이벤트다. 사진은 'BTS 더 시티 아리랑 - 라스베이거스'. 2026.5.25 [빅히트 뮤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이 같은 '파란 점 열병'이 유행하는 이유로는 무엇보다도 미국 현지의 고물가가 꼽혔다.
포브스는 "올해 평균 콘서트 티켓 가격은 144달러(약 22만2천원)로, 2020년 82달러(약 12만6천원)와 지난해 115달러(약 17만7천원)와 비교해 크게 올랐다"며 "이란 전쟁 이후 휘발유 가격이 폭등해 장거리 운송을 동반하는 콘서트 투어의 수익률을 낮췄다. 또한 올여름에는 북중미에서 FIFA 월드컵이라는 강력한 엔터테인먼트 경쟁자도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방탄소년단이 지난 4월 시작한 새 스타디움 월드투어 '아리랑'(ARIRANG)의 흥행은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새 투어 콘서트는 2022년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Permission To Dance On Stage) 이후 4년 만이고, 유럽과 아시아 각국까지 아우르는 월드투어로는 2019년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LOVE YOURSELF: SPEAK YOURSELF) 이후 7년 만이다.
'아리랑' 투어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예매가 진행된 북미와 유럽 공연은 전회차 매진을 기록했다. 당초 총 79회로 공지됐던 이번 투어는 매진 사례가 이어지면서 미국 탬파·스탠퍼드·라스베이거스, 페루 리마, 칠레 산티아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호주 멜버른,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필리핀 불라칸에서 각 1회씩 공연이 추가돼 총 88회로 확대됐다.
(서울=연합뉴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BTS 더 시티 아리랑 - 라스베이거스'를 시작했다고 빅히트 뮤직이 25일 밝혔다.
'더 시티'는 방탄소년단이 콘서트 전후 해당 지역에서 진행하는 오프라인 팬 이벤트다. 사진은 'BTS 더 시티 아리랑 - 라스베이거스'. 2026.5.25 [빅히트 뮤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미국 음악지 빌보드는 방탄소년단은 지난 4월 한국 고양, 일본 도쿄, 미국 탬파에서 연 8회 공연만으로 7천620만달러(약 1천172억원)의 매출과 41만7천장의 티켓 판매를 올려 월간 '톱 투어' 1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탬파에서 열린 3회 공연은 4월 전 세계 단일 공연장 기준 최고 매출과 최다 관객 수를 기록했다.
가요계에서는 방탄소년단 월드투어의 흥행 요인으로 군 공백기 4년을 버틴 '아미'(팬덤명)의 결집력과 다채로운 오프라인 이벤트와 연계된 볼거리 등을 꼽고 있다. 멤버들과 끈끈하게 이어져 있다는 연대감을 느끼는 글로벌 팬들이 고물가에도 거침없이 지갑을 연다는 것이다.
또한 방탄소년단이 서울, 부산, 라스베이거스 등지에서 연 대규모 공연 연계 오프라인 이벤트 '더 시티'(THE CITY)는 콘서트를 단발성 이벤트를 넘어 종합 관광 상품으로 만들며 풍성한 즐길 거리를 제공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관광청 관계자는 "슈퍼볼이나 포뮬러원 같은 초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제외하면 특정 단일 아티스트를 위해 도시 전체가 움직인 사례는 라스베이거스 역사상 방탄소년단이 처음"이라며 "도시 전역이 하나의 문화 축제로 운영된 전례 없는 프로젝트였다"고 평가했다.
한 엔터테인먼트 업계 관계자는 "방탄소년단의 콘서트는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도 단순한 공연을 넘어 사람을 이동시키고, 내수를 진작하고, 산업을 연결하는 글로벌 문화경제 플랫폼으로 진화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