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BS뉴스, 시사프로 '60분' 베테랑 기자 스콧 펠리도 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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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펠리, 제작진 회의서 총괄프로듀서 교체와 동료 제작진 무더기 해고 공개비판

    CBS '트럼프 밀착' 모회사 인수 후 우경화 논란…언론 독립성 훼손 비판도

    스콧 펠리
    스콧 펠리

    (뉴욕 AP=연합뉴스 자료사진) 2013년 5월 15일 당시 CBS 저녁 뉴스 앵커이던 스콧 펠리 기자의 모습. 2026.6.3.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미국 CBS 뉴스가 간판 시사 프로그램 '60분'(60 Minutes)의 베테랑 기자인 스콧 펠리(68)를 2일(현지시간) 전격 해고했다.

    'CBS 저녁 뉴스' 앵커를 지낸 펠리는 전날 회의에서 CBS 뉴스의 새 경영진과 간부진의 자질, 그리고 동료 제작진의 연쇄 해고를 비판했다가 하루 만에 해고됐다.

    AP통신 등 미국 주요 언론매체들이 인용보도한 미국의 미디어 뉴스 전문매체 '스테이터스'(status.news)의 기사에 따르면 새 경영진과 펠리의 갈등은 프로그램 제작진 전원이 참석한 1일 오전 상견례 회의에서 폭발했다.

    이 회의의 오디오 녹음을 들었다는 스테이터스의 보도에 따르면 펠리는 지난달 28일 새 총괄프로듀서로 임명된 닉 빌턴이 모두발언을 시작하자마자 말을 끊으며 항의를 시작했다.

    펠리는 빌턴이 그 자리를 맡기에 '자격이 빈약하다'(slender qualifications)고 직격했다. 빌턴은 정보기술(IT) 전문 기자였고 다큐멘터리 제작도 했으나 정통 주간 방송 뉴스 쇼를 제작한 경험이 없다.

    펠리는 또 회의 참석자가 아닌 배리 와이스 보도본부장에 대해 "그 자리에 필요한 자격이 아예 없다"며 와이스가 CBS 저녁뉴스에 가한 변화가 "재앙적"이라고 비판했다.

    빌턴은 "배리(와이스 보도본부장)는 이 조직을 사랑한다. 그는 '60분'을 사랑한다"고 와이스 보도본부장을 옹호했고, 펠리는 "그는 '60분'을 살해하고 있다. 그는 이곳을 사랑하지 않는다. 그는 이 조직을 죽여버리기 위해 영입됐고 정확히 그 일을 하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펠리는 또 지난주에 이뤄진 무더기 해고를 집중적으로 거론하면서 잔인한 짓이라고 비판했다.

    스테이터스 보도에 따르면 펠리가 이런 발언을 할 때 회의에 참석한 동료 제작진이 여러 차례 박수를 보냈다.

    앞서 와이스와 빌턴은 지난달 말 '60분'의 베테랑 제작인력을 대거 해고하면서 펠리는 남아 있어 달라고 개인적 접촉을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CBS 뉴스는 지난달 말 '60분'의 총괄프로듀서이던 타냐 사이먼과 이 프로그램의 간판으로 활동해 온 샤린 알폰시, 세실리아 베가 기자를 해고했다.

    회의에서 다툼이 벌어진 다음 날인 2일 저녁 펠리는 와이스 보도본부장, 톰 시브로스키 CBS 뉴스 사장, 빌턴, 인사부 담당자와 만났으며 그 직후 해고 통보가 이메일로 이뤄지고 나머지 '60분' 제작진에게도 펠리의 해고 사실이 전달됐다.

    스티븐 콜베어 쇼 마지막 녹화
    스티븐 콜베어 쇼 마지막 녹화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번 사태의 배경에는 2024년 미국 대통령선거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집권을 거치며 CBS 뉴스가 휘말린 편향성 논란과 기업 인수합병과 연관된 외압 논란이 있다.

    CBS 뉴스 등 CBS 계열사의 모회사인 파라마운트는 데이비드 엘리슨이 이끄는 '스카이댄스 미디어'에 작년 8월 인수됐다.

    이 회사 창립자인 데이비드 엘리슨의 아버지인 래리 엘리슨 오라클 공동창업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친구다.

    엘리슨 측은 CBS가 미국 시청자들의 '다양한 이념적 관점'(varied ideological perspectives)을 반영할 것이라고 약속하며 규제 당국의 합병 승인을 받아냈으며, 이는 CBS 뉴스 보도에서 진보색을 지우고 보수색을 짙게 하겠다는 의도의 표명으로 널리 받아들여졌다.

    합병에 앞서 파라마운트는 지난해 보수 성향 언론인으로 알려진 와이스가 차린 매체 '더 프리 프레스'를 1억5천만 달러(2천280억 원)에 사들였으며, 이와 별개로 트럼프가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의 '60분' 인터뷰가 편파적이라고 주장하며 2024년에 제기했던 소송을 합의금 1천600만 달러(243억 원)를 지불하는 조건으로 종결했다.

    와이스는 2025년 10월에 CBS 뉴스 보도본부장으로 임명됐으며, 미디어업계 안팎에서는 와이스를 비롯한 새 경영진이 트럼프 행정부와 지나치게 밀착되어 있다는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최근 해고된 인력 중 샤린 알폰시 기자는 작년 12월에 이민자 추방에 관한 리포트가 와이스 보도본부장의 반대로 방송 3시간 전에 취소당하는 일을 겪었으며 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앤더슨 쿠퍼
    앤더슨 쿠퍼

    [AP=연합뉴스 자료사진]

    한 달 뒤에 백악관과 국토안보부의 서면 입장을 추가해 보도가 이뤄지긴 했으나, CBS가 트럼프 행정부의 눈치를 보며 언론의 독립성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세실리아 베가 기자는 당초 계약 기간이 2027년 3월까지였으나 지난달 말 해고되면서 CBS 뉴스가 외부로부터 부과된 검열과 내부의 자체 검열 양쪽 모두를 겪고 있다고 비판했다.

    CBS는 이 밖에도 33년간 인기를 누린 정치풍자 프로그램 '더 레이트 쇼'를 지난달 하순에 폐지했다. 스티븐 콜베어는 데이비드 레터먼에 이어 2015년부터 11년간 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앞서 2월에는 20년간 '60분'을 진행했던 앤더슨 쿠퍼 기자가 재계약 없이 그만뒀다.

    콜베어와 쿠퍼 모두 인기가 높은 방송인들이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무척 싫어해 여러 차례 노골적으로 비난했던 인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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