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장관 "가자지구 고발 다큐감독, 국적 박탈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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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 영화제 특별상 '나자' 감독 2명 향해 "반역행위"
내부고발자 목소리로 이스라엘군 조직적 민간인 살상 다뤄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민간인을 조직적으로 살상했다는 고발을 다룬 다큐멘터리가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한 것을 두고 이스라엘 내각의 장관이 13일(현지시간) 다큐를 연출한 두 감독의 이스라엘 국적을 박탈하는 절차를 개시하기로 했다고 AFP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키 조하 이스라엘 문화체육부 장관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 글에서 "베네치아국제영화제에서 비열한 영화 '나자'(NAZA)가 수상한 것은 충격적"이라고 이처럼 밝혔다.
조하 장관은 게시글에서 "전 세계 반유대주의자들로부터 박수를 받기 위해 조국에 해악을 끼치려는 제작진의 자학은 상상조차 할 수 없으며 국가에 대한 반역에 해당한다"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문화 담당 장관으로서 국가에 대한 반역을 저지른 비열한 제작진의 이스라엘 국적을 박탈하기 위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반역 행위나 테러 행위에 가담한 국민의 국적을 박탈할 수 있는 법적 절차를 두고 있다. 내무장관이 국적 취소를 요청하고 법무장관이 이를 승인한 뒤 법원이 최종적으로 박탈 여부를 확정한다.
조하 장관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 소속 정치인으로, 국가 안보 관련 이슈에서 강경 보수 진영의 목소리를 대변해온 인물이다.
이스라엘 집권 연정 내 대표적인 강경 보수 성향 정치인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도 나자의 제작진을 향해 "이스라엘 국민에게 직접적인 해를 끼치는 존재들"이라고 비난했다.
벤그비르 장관은 이날 엑스 글에서 "당신들은 이스라엘 민족의 수치이자 불명예"라며 "당장 떠나라. 가자에 있는 너희의 친구들이자 우리의 적 하마스가 두 팔 벌려 환영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썼다.
이스라엘 국적의 유발 아브라함·레이철 쇼르 감독이 공동 연출한 나자는 전날 열린 베네치아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심사위원특별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나자는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민간인의 대량 살상을 가능하게 한 이스라엘의 조직적인 시스템을 내부 고발자의 목소리로 담은 작품이다.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감시와 원격 살해에 관여했던 이스라엘 정보요원과 군인 24명의 익명 증언을 담았다. 제목 '나자'는 이스라엘군이 군사작전으로 숨질 것으로 예상되는 민간인을 지칭할 때 쓰던 약어에서 유래했다.
이 작품은 지난 10일 이 영화제에서 처음으로 공개됐으며, 상영 후 25분간 기립박수를 받으며 올해 베네치아영화제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몰고 왔다.
아브라함과 쇼르 감독은 다큐 '노 어더 랜드'(다른 땅은 없다)를 공동 연출해 지난해 오스카상을 받기도 했다. 이 다큐는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팔레스타인인들을 몰아내기 위해 자행해온 잔혹한 폭력 행위를 다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