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호 감독 "인간성 고민 담은 '군체', 훗날 우화 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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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체' 5일째 200만 돌파…"딸과 함께 4DX 관람, 국내 반응 실감"
"전지현과 본격 액션영화 찍고 싶어…구교환은 비범한 배우"
올해 '실낙원'·'가스인간' 공개…"앞으로 10년, 독특한 작품 시도"
(서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어제 딸과 '군체'를 4DX로 보고 나오니 극장이 시끌시끌하더라고요. 극장에서 볼만한 큰 블록버스터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26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연상호 감독은 신작 '군체'에 대한 국내 관객 반응을 극장에서 직접 경험했다고 말했다.
제79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분에 초청되며 전 세계 관객들을 먼저 만난 '군체'는 지난 21일 국내 개봉한 뒤 5일 차에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연 감독은 "칸영화제 이후 바로 국내 관객들을 만나서 너무 좋다"며 "손익분기점은 300만인데, 이 지점을 돌파하면 훨씬 마음의 여유가 생길 것 같다"고 털어놨다.
'군체'는 대형 쇼핑몰에서 집단 감염사태가 발생하고, 집단지성을 공유하며 빠르게 진화하는 좀비와 인간이 대치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배우 전지현이 좀비 사태의 생존자들을 이끄는 생명공학자 권세정 역을, 구교환이 좀비를 조종하는 빌런 서영철 역을 소화했다.
연 감독은 구교환에 대해 "비범한 연기를 하는 비범한 배우"라고 극찬했다.
그는 "구교환의 연기는 기존 배우들과 굉장히 다르면서도 관객을 설득하는 능력이 대단하다"며 "이상한 구석이 많은 서영철의 모습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를 직관적으로 아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떠올렸다.
전지현과는 추후 본격적인 액션영화도 함께 해보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전지현은 '군체'에서 좀비를 피해 도망치거나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몸을 써서 탈출하는 장면 등에서 강도 높은 액션 연기를 선보였다.
연 감독은 "전지현은 장르나 대본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높았다"며 "마치 샤를리즈 테론처럼, 액션 장면의 피지컬도 너무 좋았다"고 회상했다.
'군체'는 볼거리가 풍부하고 몰입감이 높은 좀비 영화지만 '인간성의 개별성이란 무엇인가', '좀비가 된 시민을 환자로 볼 것인가, 적으로 볼 것인가' 같이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남긴다.
연 감독은 '군체'를 하나의 '우화'로 만들겠다는 의도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대 그리스의) 이솝우화를 보면, 몇천년 전에 쓰인 것인데도 현대 인간을 너무나 잘 묘사하고 있다"며 "누군가 굉장히 복잡한 상황을 설명할 때 군체 속 한 장면을 이야기할 수 있다면 우화의 기능이 잘 작동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연 감독은 이어 "인간 혹은 휴머니즘이라는 게 저에겐 늘 재미있는 주제이고, 그것을 탐구하기 위한 작업을 많이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올해 개봉을 앞둔 차기작 '실낙원'도 마찬가지로 인간성에 대한 고찰을 어렵지 않게 풀어낸 작품이 될 전망이다.
연 감독은 "'실낙원'은 인간이 가진 어둠, 심연이라는 것이 얼마나 깊은가에 대한 고민을 담아낸 작품"이라면서 "항상 그런 게 궁금해서 작업을 하게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연 감독은 '실낙원'을 포함해 올해만 두 작품을 더 선보일 예정이다. 다음 달 연 감독이 각본을 쓴 일본 시리즈 '가스인간'이 공개된다.
최근에는 메디컬 좀비 소설 '닥터 아포칼립스'를 진건우 작가와 함께 집필했다. '군체' 속 세계관을 그대로 가져온 소설을 그래픽 노블 형태로 집필했고, 이를 바탕으로 한 게임 개발도 논의 중이다.
연 감독은 "지친다는 느낌은 전혀 받은 적이 없는 것 같다"며 "오히려 (바쁘게 일하는) 요새가 제일 재미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년과 다르게 앞으로의 10년은 그동안 해보지 않은 것을 중심으로, 작품 크기나 흥행 여부에 연연하지 않고 독특한 것을 많이 해보려 한다"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