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서 정규 1집 공개한 장기하 "쇼츠 시대 고민한 결과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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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무성영화 거쳐 만든 음반 '산산조각'…"한계 넘기 위한 색다른 접근"
"움직임 연구에 직접 기타 연주도…극장 상영 등 재밌는 일 많이 꾸밀 것"
(전주=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가수 겸 배우 장기하가 2일 CGV 전주고사에서 열린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 '영특한 대화' 프로그램에서 관객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05.02. [email protected]
(전주=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최초로 공개된 '산산조각'은 가수 장기하의 첫 솔로 정규앨범이자, 그가 쓴 시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의 이름이다.
윤상운·황인성이 함께하는 2인 연출 팀 '모래내거동수상자들'이 장기하의 시로 시나리오를 쓰고 무성 영화로 만들었다. 장기하가 다시 이 무성 영화를 보고 만든 게 바로 '산산조각'이다.
'산산조각'은 영화이자, 영화 음악이면서 동시에 그 자체로 완성된 음반인 셈이다. 총 9곡이 수록된 '산산조각' 음악의 길이와 무성 영화는 똑같이 33분이다.
"요즘은 음악을 길게 감상하는 시대가 아니잖아요. 곡 한 곡을 다 듣는 분에게 감사해야 할 정도로 쇼츠로 감상하는 게 일반화된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지금 시대의 사람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음반을 듣도록 할지, 30∼40분을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해드릴 수 있을지 고민이 있었죠."
장기하는 2일 CGV 전주고사에서 열린 전주국제영화제 '영특한 대화' 프로그램에서 이번 정규 앨범이 짧게 음악을 듣는 시대에 대한 고민이 녹아 있다고 말했다.
모래내거동수상자들이 연출한 영상과 장기하가 만든 음악이 나오는 '산산조각'은 영화제 기간 특별 상영되고 있다. 장기하는 영화 관련 이야기를 나누는 '영특한 대화' 프로그램으로 이날 상영 뒤 관객을 만났다.
장기하는 이번 작업 방식이 자신이 가진 창의력의 한계와 고정된 틀을 넘어서기 위한 방법이었다고도 했다.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고 이를 바탕으로 가사와 노래를 만드는 게 그의 기존 방식이었다.
장기하는 "마음에서 노래로 직진하다 보니 어떤 패턴이 생겼다"며 "한계를 조금이라도 넘어설 방법이 없을지 고민하다가 마음에서 시로, 시에서 영상으로, 영상에서 노래로 가면 자연스럽게 색다른 접근법이 나오지 않을까 싶었다"고 설명했다.
장기하를 비롯한 단계별 창작진은 서로 대화를 많이 나누지 않고 각자 그 전 단계에 이뤄진 결과물을 해석하는 방식으로 작업했다. 그 결과 장기하의 시와 머리에 없었던 단어나 콘셉트가 즉흥적으로 튀어나오기도 했다. 영화에 나오는 '베개맨'이 대표적이다.
장기하는 "시에서 최종 음악이 나오기까지 상전벽해 수준으로 변화가 많았다. 전 단계는 의도적으로 잊어버리려고 많이 노력했다"며 "내가 생각할 수 없는 수단들이 작업 과정에서 붙어 나왔다"며 새로운 창작 방식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 덕분에 영화와 음반에는 색다른 모습들이 많이 담겼다. 영화에는 일반 연기라기에는 과장되고, 안무라기에는 정형화돼 있지 않은 움직임이 나온다. 소리 없이 모든 게 표현되어야 한다는 무성 영화의 문법이 반영된 결과다. 영화에 직접 등장하는 배우이기도 한 장기하는 이윤정 안무가 등과 두 달간 움직임 워크숍을 하며 표현 방법을 탐구했다.
음반의 2번 트랙 '말도 안 되는 얘기'는 장기하가 직접 기타로 연주한 곡이다. 국소 이긴장증(손가락이 마음먹은 대로 움직이지 않는 증상)으로 대부분의 곡을 직접 연주하지 않았던 장기하에겐 이례적인 일이었다.
장기하는 "훈련된 기타리스트는 제가 원하는 느낌이 안 나와서 못 치는 제가 할 수밖에 없었다"며 "온몸에 땀을 흘리며 녹음했는데 결과적으로 마음에 들었다. 음악 인생에 있어 기타리스트로 데뷔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웃음 지었다.
독일 함부르크에 있는 스튜디오에 가서 작업해 음향도 정밀히 조율하는 한편,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녹음하는 등 음악 본연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장기하의 첫 솔로앨범 '산산조각'은 오는 9월 정식 발매된다. 그는 극장 상영을 비롯해 라이브 공연 등 다양한 이벤트로 팬들을 만나겠다고 예고했다.
"극장에서 상영해보니, 이렇게 보여드리고 들려드릴 기회가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동료들과 의논해 재밌는 일을 많이 꾸며보겠습니다. 공연도 열심히 준비해서 단독 콘서트도 멋지게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