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독' 리센느 열풍에 대중도 "야-호"…新 '중소돌의 기적'
작성자 정보
- 먹튀헌병대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4 조회
- 목록
본문
영상 콘텐츠 발판 팀·음악 인지도 높여… EXID·브브걸 등 역주행 신화 이어
수십억 자본 투입돼 가요계 양극화 심화…"저비용 제작 환경 조성돼야"
(서울=연합뉴스) 김선우 기자 = '거제 야-호'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에서 시작된 관심이 음원차트와 음악방송 1위, 광고·예능 출연으로 이어졌다. 걸그룹 리센느가 차트 역주행에 힘입어 신곡 흥행에도 성공하며 오랜만에 '중소돌의 기적'을 이뤄냈다.
대형 기획사 중심으로 재편된 K팝 시장에서 '언더독'(약자)에 해당하는 중소 기획사 그룹의 성공 사례가 다시 등장해 업계도 반기는 분위기다.
◇ 밈에서 차트 1위까지…다시 쏘아 올린 '중소돌의 기적'
지난 3월 리센느 리더 원이의 유튜브 채널에서 일본인 멤버 미나미가 '갸루'(일본에서 유행한 화장법과 스타일) 콘셉트로 등장해 외친 "거제 야-호" 밈은 리센느를 빠른 속도로 세상에 알렸다.
이들이 지난 2024년 8월 발표한 '러브어택'(LOVE ATTACK)은 역주행 끝에 국내 대표 음원 플랫폼인 멜론 '톱 100' 1위에 올랐다.
카라의 히트곡을 리메이크해 지난 8일 공개한 '프리티 걸'(Pretty Girl)도 빠르게 '톱 100' 최상위권에 안착했고, 과거 발표한 '데자 뷔'(Deja Vu)와 '런어웨이'(Runaway)도 상위권에 진입했다.
이들은 '프리티 걸'로 지난 14일 SBS 라이프 '더쇼'에서 처음으로 음악방송 1위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경남 거제시를 비롯한 여러 지역 홍보대사 위촉, 유명 피자 브랜드 광고 모델 발탁, 인기 예능 출연 등 다양한 활동으로 이어지며 '대세' 걸그룹으로 도약했다.
리센느를 향한 대중의 관심은 구체적인 수치로도 증명됐다.
멜론에서 리센느를 검색한 이용자 수는 밈이 유행한 이후 65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달 말 기준 '러브 어택' 스트리밍량은 리센느 유튜브 채널 개설 시점인 2월 대비 2천1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청취자 수는 977% 늘어났다.
대중이 리센느에 열광하는 이유는 비단 밈 때문만은 아니다.
이들은 신비주의보다는 인간적인 매력을 앞세웠다. 친근한 콘텐츠가 담긴 유튜브 채널, 멤버들이 핸드마이크를 들고 연습하는 라이브 영상, 음악방송 1위 후 눈물을 흘리며 앙코르 라이브를 하는 모습까지 잇달아 화제가 됐다.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는 "리센느 열풍은 '거제 야-호' 밈이 하나의 트리거(방아쇠)가 됐지만 K팝 소비층이 아니었던 사람들도 리센느를 알게 됐고, 그 이후로도 기존에 쌓여 있던 음악과 콘텐츠가 함께 소비되면서 폭발력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음악도 강렬한 EDM 음악을 앞세운 다른 걸그룹들 사이에서 차별점이 됐다. 리센느는 과거 걸그룹이 들려준 멜로디 중심의 댄스팝 장르로 친근함을 더했다.
◇ '제2의 리센느' 나오려면…제작 환경 개선·중소기획사 지원 뒷받침돼야
리센느처럼 뜻하지 않은 화제성으로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이거나 역주행 신화를 이뤄낸 팀은 이전에도 등장했다.
EXID는 지난 2014년 팬이 촬영한 '위아래'의 '직캠'(관객들이 촬영한 현장 영상)이 온라인에서 확산하며 차트 '역주행'을 이뤄냈고, 여자친구는 2015년 비가 내려 미끄러운 무대에서 여러 번 넘어지면서도 꿋꿋이 무대를 이어가는 영상이 화제 되며 '오늘부터 우리는'을 널리 히트시켰다.
브레이브 걸스는 군부대에서의 '떼창' 영상이 2021년 화제가 되며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였고, 2023년에는 걸그룹 피프티피프티가 '큐피드'(Cupid)로 틱톡 등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며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 진입했다.
이들은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는 콘텐츠를 발판 삼아 기존 발표곡을 히트시키며 언더독의 성장 서사를 보여준 공통점이 있다.
특히 대형 기획사를 중심으로 음반 제작과 마케팅에 대규모 자본을 투입하면서 중소기획사 그룹들이 살아남기 어려운 환경이란 점에서 응원의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가요계에서 제2, 제3의 리센느가 나오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K팝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요구되는 음악·영상 콘텐츠의 수준이 올라갔고, 물가 상승과 맞물려 음반 제작비 폭등으로 이어졌다. 뮤직비디오 촬영비를 포함해 그룹의 음반 한장을 제작하는데 적어도 15억∼30억원은 소요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결국 막대한 자본 투입이 가능한 대형 기획사가 콘텐츠의 양적·질적 측면에서 우위에 서며 신인을 알리고 더 많은 팬덤을 모으는 양극화가 심화했다.
정부도 이 같은 점을 인식하고 중소 기획사 10곳에 연간 약 30억원을 지원하는 '중소기획사 글로벌 도약 지원' 사업을 내년에는 약 2배가량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리센느를 포함해 10개 팀이 이 사업을 통해 음반과 뮤직비디오를 제작하거나 해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김정섭 성신여대 문화산업예술학과 교수는 "뮤직비디오 등을 저비용으로도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방송사 역시 중소기획사 소속 아이돌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확대되는 추세지만 무턱대고 이뤄지기보다 전문가 심사 등을 거쳐 실효성 있게 집행돼야 한다"며 "정책금융기관이나 민간 투자를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그룹 리센느가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 2026' 개막식에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2026.7.16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