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실사로 돌아온 '모아나'…바다를 가르는 모험의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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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웨인 존슨·캐서린 라가아이아 호흡…원작 OST도 그대로
언어·복식·무용까지 전문가 자문…태평양 지역 문화 생생하게 구현
(서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호기심이 가득한 눈을 빛내며 푸른 바다를 바라보는 곱슬머리 소녀. 디즈니를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모아나'가 실사 영화로 돌아왔다.
8일 개봉한 '모아나'는 10년 전 나온 애니메이션 1편을 원작으로 한 실사 영화다.
모투누이 섬 족장의 딸인 모아나가 저주에 빠진 섬을 구하기 위해 전설 속 영웅 마우이를 찾아 바다로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는 원작 그대로다.
용감하고 주체적인 모아나의 매력도 원작에서 묘사된 것과 똑같지만, 실사 영화에선 애니메이션이 미처 담아내지 못한 생동감과 현실감을 구현했다.
3만2천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모아나 역에 낙점된 폴리네시아 출신 배우 캐서린 라가아이아는 마치 원작 애니메이션이 이 배우를 참고해 만들어진 것 같다는 착각이 들 만큼 모아나 그 자체의 분위기를 풍긴다.
모아나의 조력자로 나서는 반인반신(半人半神) 영웅 마우이는 애니메이션에서 마우이의 목소리 연기를 소화했던 드웨인 존슨이 연기했다.
마우이는 불끈불끈한 근육과 풍성한 머리숱, 자신감과 유머를 두루 갖췄지만, 어렸을 적 부모에게 버림받은 상처와 열등감을 감추고 있는 입체적인 인물이다.
드웨인 존슨과 라가아이아는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넘나들며 애니메이션 속 세계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모아나'의 이야기는 대자연 '테 피티'가 생명을 창조하는 힘이 깃든 심장을 잃어버리면서 시작된다.
대자연이 생명력을 잃어가면서 모아나의 고향인 모투누이 섬의 풀과 나무들도 점차 시들어간다. 바다도 거칠어져 더 이상 부족원들은 먼바다로 항해하지 못한다. 해안선을 둘러싼 암초를 넘어가는 항해는 금기시됐다.
족장의 딸인 모아나는 섬에 고립돼 굶어 죽을 위기에 처한 부족원들을 구하기 위해 전설 속 영웅 마우이를 찾아 '테 피티'에게 심장을 되돌려주는 여정을 떠난다.
모아나와 마우이는 끊임없이 안팎으로 위기를 겪는다.
암초 너머의 먼바다는 거센 파도가 치고, 해적과 괴물이 득실거리는 두려움의 공간으로 매분 매초가 도전이다.
동시에 두 사람은 자기 의심과 불안, 두려움이란 내면의 적과도 마주한다.
모아나는 '내가 잘 가고 있는 게 맞나?', '내가 과연 부족의 운명을 구할만한 사람인가?' 하는 질문을 자신에게 끊임없이 던지고, 마우이는 자신감 넘치는 겉모습 속에 감춰둔 상처를 곱씹는다.
힘을 합쳐도 모자랄 만한 대형 위기 앞에서 의견 충돌로 갈라서기도 한다.
하지만 두 사람은 이내 서로에게 확신과 위로를 주며 혼자서는 불가능했을 용기를 끌어낸다.
'유어 웰컴'(You're Welcome)과 '위 노 더 웨이'(We Know The Way) 등 원작 애니메이션에서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도 그대로 등장해 뮤지컬 작품 같은 매력을 더한다.
'모아나' 연출은 뮤지컬 '해밀턴'으로 2016년 제70회 토니상 11관왕을 차지한 토마스 케일 감독이 맡았고, 케일 감독과 뮤지컬 작업을 함께해 온 작곡가 린 마누엘 미란다가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영화의 주요 배경인 모투누이는 가상의 섬마을이지만, 태평양 지역의 역사와 문화, 언어, 관습, 전통을 그대로 담아 실제 고대 섬 문명을 옮겨놓은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모아나' 제작진은 언어학자와 문화인류학자의 학술 자문을 받아 모투누이 섬사람들의 복식과 문화를 묘사하고, 무용 전문가와 문신 전문가, 하와이 및 타히티 문화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자문단과 협업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화의 핵심 배경인 투명한 해변은 하와이 오아후섬에서, 모투누이 섬 장면은 미국 애틀랜타에 조성한 78만4천여평 규모의 대형 세트장에서 촬영했다.
케일 감독은 국내 배급사를 통해 전한 인터뷰에서 "살아있는 인간들이 직접 이야기를 들려주고 노래를 부르며, 이 세상 속에 존재하는 모습을 보는 경험은 애니메이션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실사 영화만의 매력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