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드디어 그래미상 받나…아시안팝 퍼포먼스 부문 신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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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 "그래미 亞 관심은 긍정적"…주류 부문 장벽은 높아질까 우려
'아시아 언어 유의미 사용' 규정 눈길…K팝 가사 영어 줄고 한국어 늘어날까
(로스앤젤레스·서울=연합뉴스) 김경윤 특파원 이태수 기자 = 미국 대중음악 시상식인 그래미상이 K팝을 아우르는 새로운 상을 신설하면서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 등 K팝 가수들의 첫 수상이 실현될지 관심이 모인다.
미국 ABC방송은 16일(현지시간) 그래미 어워즈가 내년도 시상식에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베스트 라틴 송', '베스트 트래디셔널 팝 보컬 퍼포먼스', '베스트 R&B 컬래버레이션 또는 듀오·그룹 퍼포먼스', '베스트 트래디셔널 포크 앨범' 등 5개 부문을 추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이다.
이 부문은 K팝과 J팝(일본 팝음악), C팝(중국 팝음악) 등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아시안 국가 언어를 유의미하게 사용하고, 아시아 출신이거나 현지에서 인정받는 아시안 팝 음악의 탁월함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래미 측은 아시안 팝이 글로벌 음악 업계에 미치고 있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인정해 이를 신설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간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 로제 등 K팝 가수들은 그래미 수상에 도전해왔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Dynamite)·'버터'(Butter)와 로제의 '아파트'(APT.) 등은 미국 시장에서 유의미한 흥행에 성공했음에도 수상에 이르지는 못했다.
올해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골든'이 K팝 장르로는 처음으로 그래미 어워즈를 받은 바 있다.
이번에 아시안 팝을 겨냥한 수상 부문이 새로 생기면서 방탄소년단 등 K팝 가수들의 수상도 한층 가까워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대중문화 시상식 예측 사이트를 운영하는 매체 골드더비는 "그래미가 (부문이) 확대되면서 방탄소년단과 (컨트리송 가수) 엘라 랭글리에게 좋은 소식이 됐다"고 전했다.
기존 수상 규정도 손질했다.
신인상에 해당하는 '베스트 뉴 아티스트' 상의 경우 후보로 오를 수 있는 최대 횟수가 기존 3회에서 4회로 늘어났으며, 앨범의 신규 녹음 비율은 기존 75%에서 66%로 낮아졌다.
이 같은 새 규정이 적용되는 제69회 그래미상 시상식은 내년 2월 7일 열릴 예정이다.
가요계는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 신설에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주류 부문 '장벽'이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드러냈다.
한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그래미가 K팝 등 아시아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긍정적인 발전"이라면서도 "그래미가 신설 부문을 주류 부문보다 하위로 생각하고, K팝은 이 부문만 가져가라는 식으로 생각한다면 무척 아쉬울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래미는 회원 투표로 결정되는 시상식이어서 각 회사의 전략이 중요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K팝을 위시한 아시아 음악의 영향력이 북미에서 계속 커지고, J팝과 C팝도 챙기려니 '아시아'를 하나로 묶는 묘수를 둔 것 같다"며 "다만 별 공통점이 없는 아시아 국가의 음악을 하나로 뭉뚱그린 점은 비판의 소지가 있다. 예를 들어 국제 영화제에서 서구를 아울러 '앵글로 색슨 영화상'이라고 이름 붙이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느냐. 우선 내년도 결과를 봐야 할 것 같다"고 해석했다.
아울러 그래미의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이 '하나 이상의 아시아 언어를 유의미하게 사용할 것'을 요구했다는 점에서 인기 K팝 가수들의 한국어 가사 사용이 증가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또 다른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지금까진 미국 빌보드 진입을 고려해 곡 전체를 영어 가사로 하는 팀들이 꽤 있었다"며 "그런데 새 부문과 규정이 신설됨에 따라 이제는 그래미를 의식해 반대로 한국어 가사를 넣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시대의 흐름에 밀려 K팝 등 아시아 음악을 시상하긴 해야 하는데 주류 부문은 아니라는 뉘앙스도 느껴진다"며 "그럼에도 K팝 선배 그룹들이 닦아놓은 길을 따라 후배 그룹이 그래미에서 수상할 수 있는 길은 열린 것 같다"고 평가했다.